잦은 산불로 파괴된 오존층 회복하기 힘들어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7개월동안 호주 남동부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산불의 연기로 인해 당시 오존층이 최대 5%가량 파괴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산불로 오존층이 파괴됐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파괴된 수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과 콜로라도주립대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진은 2019~2020년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로 인해 2020년에 오존층을 일시적으로 3~5% 고갈됐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Nature)' 학술지에 게재했다.
오존층은 성층권에서 오존 양이 많은 높이 25~30km 사이에 있다. 오존층은 태양에서 방사되는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복사에너지의 양을 줄인다. 자외선은 살아있는 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이를 흡수하는 오존층이 파괴되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오존층이 얇아지면 피부암과 백내장 환자가 늘어난다.
그런데 산불에 의해 발생한 연기가 지구를 순환하다 화재 적란운에 의해 성층권으로 분출되면서 오존층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산불 연기 에어로졸이 성층권의 염소(Cl)를 활성화시켜 오존 분자를 파괴하는 화합물을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에 따르면 염산은 일반 황산이나 물 입자보다 연기 에어로졸에서 약 1000배 더 쉽게 용해된다.
연구를 주도한 수잔 솔로몬(Susan Solomon)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대기학과 수석연구원은 "연기 입자에 의한 오존 파괴는 매년 봄에 남극 오존 구멍이 형성되는 과정과 비슷하지만 그 기온은 훨씬 더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성층권의 염소 수치는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오존 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 사용이 중단되면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산불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오존층 복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솔로몬 연구원은 "2020년 발생한 산불로 불과 1년만에 오존층이 3%~5% 손실됐다"며 "일시적 손실은 곧 회복되겠지만 이런 현상이 반복될 경우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틴 주커(Martin Jucker)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교수도 "오존 구멍이 적도 쪽으로 확장되고 있어, 특히 호주 지역의 오존층이 더욱 얇아질 수 있다"고 했다. 로라 리벨(Laura Revell)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 대기학자 역시 "보통 오존 구멍은 남극의 낮은 기온 때문에 남극 상공에서 형성되는 반면, 산불 연기에 의한 오존 파괴는 비교적 따뜻한 온도에서 발생해 인구가 많은 중위도 지역의 오존 손실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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