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고래고기 자판기에 이어 곰고기 자판기까지 등장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일본 북부 아키타현 센보쿠역 근처에 야생 곰고기 자판기가 지난해 12월 설치됐다. 보도에 따르면 250g당 2200엔(약 2만1700원)에 판매되는 자판기 곰고기는 역 주변의 거주민과 기차 승객들이 애용하고 있으며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자판기는 일본 기업 '소바 고로'가 관광객들에게 곰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시장조사를 벌인 뒤 설치한 것이다. 소바 고로는 곰고기를 지역 특산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400㎞나 떨어진 도쿄에서도 곰고기 배달 주문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되는 곰고기는 현지 사냥꾼들이 매년 정해진 기간에 일정 개체수만 사냥하도록 허가받고 인근 산속에서 잡은 곰이다. 살코기와 지방이 섞여 있고 사슴고기처럼 약간 누린내가 나는 곰고기는 일본 북부에서 주로 먹는다. 캔 제품이나 즉석 카레 형태로 많이 소비되며 찌개로 끓여 먹기도 한다.
그러나 동물보호운동가들은 이 자판기 사업에 대해 강력 비판하며 곰 사냥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닉 스튜어트(Nick Stewart) 세계동물보호단체(World Animal Protection) 야생동물캠페인책임자는 "곰고기 자판기는 야생동물들에게 또다른 타격을 주는 것"이라며 "동물착취"라고 비판했다. 그는 곰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곰은 야생동물이지 편리한 음식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일본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판기에서는 따뜻하거나 찬음료부터 식용곤충, 햄버거까지 무수히 많은 식품들을 판매한다. 일본자판기제조업연합회에 따르면 일본 내 자판기 수는 2000년 기준 560만대로, 일본 국민 23명당 1대꼴이었다. 2020년에는 400만개로 줄었지만 일본의 1인당 자판기 수는 여전히 세계 1위다.
최근 일본 최대 포경업체 '교도센바쿠'(共同船舶)는 자판기에서 고래고기를 판매하기 시작해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5년간 일본 전역에 고래고기 자판기 100대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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