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질식하고 있다...전세계 강 8개 중 1개 '저산소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4 17:40:07
  • -
  • +
  • 인쇄

전세계 강의 저산소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네바다대학교 연구진은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세계 95개국에 있는 12만5000개의 강을 대상으로 용존산소와 수온을 분석한 결과, 전세계 8개 강 가운데 1개꼴로 용존산소 농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강의 12.6%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저산소 상태를 겪었다는 것이다. 저산소증은 물의 용존산소 함량이 1리터당 2밀리그램(2ppm) 아래로 떨어질 때 발생한다. 강이 저산소증이 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호수와 해안 등의 흐름이 약하고 층수가 나뉘어 정체된 수역이 많을 때 저산소증 현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강은 대기와의 산소교환이 활발해 저산소증이 드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강의 저산소증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속이 느리고 작은 강이 저산소증에 가장 취약하다. 느리게 움직이는 물은 난류가 적어 대기와의 산소교환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얕은 강은 부피가 적어 수생생물이 사용할 수 있는 산소가 적고 산소고갈 위험이 더 크다.

그러나 연구팀은 강의 수온을 저산소증 예측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수생생물은 따뜻한 환경에서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수온이 오르면 수중산소가 도로 대기에 방출돼 수온이 낮은 환경에서보다 용존산소량이 줄어든다.

또 습지나 도심에 근접한 유역에서 저산소증이 더 흔하게 나타났다. 습지와 도시 하천 모두 흐름이 느리고 난류가 적은 경향이 있으며, 유기물이 많아 박테리아 생산 및 용존산소 고갈을 촉진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습지나 도시 인근의 강은 숲, 초원, 농경지 인근 강보다 저산소증을 경험할 확률이 15~20% 더 높았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강을 관측할 때 샘플을 주기적으로 수동 수집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실제로는 더 많은 강들이 저산소 상태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사된 강의 대략 90%는 24시간 자동센서로 관측 중인 미국 강이었다.

연구자의 편의를 위해 낮에 수동으로 샘플을 수집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용존산소는 광합성이 멈추면 하룻밤 사이에 감소한다. 연구팀은 강물 샘플을 낮 시간대에만 수집하면서 저산소 강의 약 25%를 놓쳤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미국 데이터에 편향됐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강의 저산소증 문제가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시사했다. 24시간 모니터링 범위를 전세계 강으로 확대할 경우 저산소 상태에 있는 강의 비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육수학·해양학레터스'(Limnology and Oceanography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모잠비크 가스전에 5.6억달러 투자?...가스공사 소송 당했다

청년 기후활동가 7명과 MZ세대 소액주주 3명이 한국가스공사(KOGAS)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가스전 투자에 대해 6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한국

삼성물산, 건설현장 보호망 재활용 굿즈 'iF 디자인상' 수상

삼성물산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를 재활용한 굿즈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삼성물산 건설부문 세

상장사 42.2% "계약·거래시 ESG평가 활용한다"

상장사 42.2%는 계약이나 거래시 상대회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결과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상장된 대&middo

현대제철,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적용 '첫발'

현대제철이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적용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현대제철은 "지난해말 튀르키예 완성차업체인 포드 오토산(Ford Otosan)과 함께 탄소저감

빗썸, 임직원 대상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 금지' 교육 실시

빗썸이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4일까지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8차례에 걸쳐 전 임직원 대상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행위 금지 교육을 진행했다고 5일 밝

두나무 '내부단속' 나섰다...'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도입했다고 4일 밝혔다.CP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공정거

기후/환경

+

이례적 한파 몰아쳤던 올 2월...13년만에 가장 추웠다

올 2월 한반도 날씨는 13년만에 가장 추운 2월로 기록됐다. 또 올겨울 경기도의 한파 일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24일 많았다.6일 기상청이 발표한

모잠비크 가스전에 5.6억달러 투자?...가스공사 소송 당했다

청년 기후활동가 7명과 MZ세대 소액주주 3명이 한국가스공사(KOGAS)의 아프리카 모잠비크 가스전 투자에 대해 6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한국

작년에 이어 또?...2월 전세계 해빙 '역대 최저 수준'

지구온난화로 올 2월 전세계 해빙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36개 화석연료 기업 법정에 서나?..."전세계 온실가스 35% 차지"

사우디 아람코 등 전세계 화석연료 대기업 36곳이 생산하는 석탄과 석유·가스가 전세계 온실가스의 35%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법정에서 이에 대

무너진 '극지방 소용돌이'...북미·유라시아 때아닌 '혹한'

북반구 성층권에 온난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북극 저기압이 빠르게 무너지고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봄의 문턱에 혹한이 닥치고 있다. 다만 한반도에

1.5℃ 이상 오르면 작물 다양성 50% 감소...'식량위기' 닥친다

지구 기온이 1.5℃ 이상 오르면 작물 다양성이 절반으로 감소해 전세계 식량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핀란드 알토대학의 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