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강의 저산소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네바다대학교 연구진은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세계 95개국에 있는 12만5000개의 강을 대상으로 용존산소와 수온을 분석한 결과, 전세계 8개 강 가운데 1개꼴로 용존산소 농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강의 12.6%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저산소 상태를 겪었다는 것이다. 저산소증은 물의 용존산소 함량이 1리터당 2밀리그램(2ppm) 아래로 떨어질 때 발생한다. 강이 저산소증이 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호수와 해안 등의 흐름이 약하고 층수가 나뉘어 정체된 수역이 많을 때 저산소증 현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강은 대기와의 산소교환이 활발해 저산소증이 드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강의 저산소증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속이 느리고 작은 강이 저산소증에 가장 취약하다. 느리게 움직이는 물은 난류가 적어 대기와의 산소교환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얕은 강은 부피가 적어 수생생물이 사용할 수 있는 산소가 적고 산소고갈 위험이 더 크다.
그러나 연구팀은 강의 수온을 저산소증 예측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수생생물은 따뜻한 환경에서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수온이 오르면 수중산소가 도로 대기에 방출돼 수온이 낮은 환경에서보다 용존산소량이 줄어든다.
또 습지나 도심에 근접한 유역에서 저산소증이 더 흔하게 나타났다. 습지와 도시 하천 모두 흐름이 느리고 난류가 적은 경향이 있으며, 유기물이 많아 박테리아 생산 및 용존산소 고갈을 촉진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습지나 도시 인근의 강은 숲, 초원, 농경지 인근 강보다 저산소증을 경험할 확률이 15~20% 더 높았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강을 관측할 때 샘플을 주기적으로 수동 수집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실제로는 더 많은 강들이 저산소 상태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사된 강의 대략 90%는 24시간 자동센서로 관측 중인 미국 강이었다.
연구자의 편의를 위해 낮에 수동으로 샘플을 수집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용존산소는 광합성이 멈추면 하룻밤 사이에 감소한다. 연구팀은 강물 샘플을 낮 시간대에만 수집하면서 저산소 강의 약 25%를 놓쳤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미국 데이터에 편향됐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강의 저산소증 문제가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시사했다. 24시간 모니터링 범위를 전세계 강으로 확대할 경우 저산소 상태에 있는 강의 비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육수학·해양학레터스'(Limnology and Oceanography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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