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농부들이 극심한 가뭄으로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굶주린 토끼들 습격까지 받고 있어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북동부 카탈라냐주의 농민들이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으로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는데 코로나19 팬데믹동안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토끼떼까지 출몰하면서 농작물 피해를 입고 있다.
스페인 기상당국에 따르면 4월 1~17일 사이 스페인 국토 절반에 비가 단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또 지난해 여름 수도 마드리드의 기온은 41℃까지 치솟았고, 겨울철에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스페인 여러 지역들은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카탈루냐 전체 저수량은 26%까지 떨어졌고, 일부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냈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토끼 사냥을 하지 않으면서 토끼 개체수가 급속도로 불어난데 반해 가뭄으로 풀과 물이 부족해진 토끼들은 민가와 농장까지 몰려와 농작물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탈루냐 농민 알렉 푸아는 "팬데믹으로 2년간 아무도 토끼 사냥을 할 수 없었고 토끼들은 점액종증에 면역까지 생겼다"며 "암컷 토끼는 두 달마다 7~8마리의 새끼를 낳는다"고 말했다. 점액종증은 주로 토끼에게 발병되는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으로 곤충에 의해 전염되며 치사율이 높다.
카탈루냐주 정부는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9월까지 25만마리 이상의 토끼를 사살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가디언은 지역 사냥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봤다. 카탈루냐 베르두 인근 농민 후안 삼보다는 "올해도 작년과 같이 건조한 한 해가 된다면 포도나무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가뭄이 심각해지자 지난 2월 카탈루냐주 당국은 농업용수 사용량을 40%, 공업용수 사용량은 15% 감축하고 생활용수는 주민 1명당 하루평균 물 공급량을 230ℓ로 줄이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