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한복판에 야생 여우가족이 거주하고 있어 화제다.
2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시카고 도심공원 밀레니엄파크의 생태정원 '루리가든'에 최소 5마리로 구성된 붉은여우 가족이 새 보금자리를 틀고 활동하면서 방문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어미 여우가 4마리의 새끼를 건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우가족은 여우굴 주변에서 천진난만하게 장난치거나 공원 곳곳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이들을 발견한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모습을 담아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서 관심이 더 커졌다. 특히 한 사진작가가 소셜미디어 '레딧'에 여우가족의 사진들을 게시한 다음부터 관심이 폭증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시카고 링컨파크동물원 산하 '도시야생동물연구소'(UWI)는 이들 여우가족이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야생 여우들인 것으로 확인했다. UWI는 "아기여우들이 엄마여우와 함께 새와 작은 포유류 등 먹잇감을 사냥하며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며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했다.
붉은여우는 북미 곳곳에 서식하지만 추적이 어려워 총개체수를 추산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성체는 어깨높이 약 35~50cm·체중 3~7kg로, 생후 1년 정도가 지나 독립한 후엔 주로 혼자 활동하고 무리를 지어 다니지 않는다. 주로 곤충·파충류·토끼·새 그리고 과일을 포함한 다양한 식물을 섭취하며 사냥은 대부분 밤에 한다.
UWI가 13년 전 시카고 지역 산책로 100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야생동물들을 관찰한 결과, 밀레니엄파크 외에 13곳에서 야생여우가 관찰됐다.
UWI 측은 "야생동물과 공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절대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라며 "아기여우들이 귀엽더라도 먹이를 주거나 활동에 개입하지 말고 충분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 관찰만 하라"고 당부했다.
카요리(코요테)와 서식지 경쟁을 벌이던 여우가족은 코요테를 피해 밀레니엄파크로 와서 집을 지었을 것으로 UWI는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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