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초점맞춰 생산량 규제해야
플라스틱 재생원료가 재활용 과정에서 독성물질을 축적하면서 기존 원료보다 더 유독성을 띠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그린피스 미국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원한 유독성: 플라스틱 재활용으로 인한 건강위협에 대한 과학' 보고서를 발간했다. 플라스틱을 구성하는 1만3000여개 화학물질 가운데 3200여개는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화학물질이다.
다이옥신, 벤젠, 비스페놀A 등 발암물질을 함유한 플라스틱은 전세계적으로 재활용 비율이 9%로 매우 낮을 뿐더러 재활용 되더라도 관리가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선별기준이 미흡해 수집과정에서 세정제, 살충제 등 휘발성이 강한 오염물질들이 한데 섞여 범벅이 되고, 재활용 공정에 들어가면 열이 가해지거나 분해를 막기 위해 첨가되는 안정제 등에서 새로운 유해물질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플라스틱이 재활용을 거칠 때마다 유해물질이 확대·재생산되면서 오히려 새롭게 생산되는 플라스틱 원료보다 재생원료의 유독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플라스틱 유해물질이 우리 몸에 쌓이면 생식기능 저하, 간 손상, 뇌간뇌염, 발암 등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1950년대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은 80억톤에 달한다. 산업계가 지금처럼 플라스틱을 생산하면 2060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금의 3배에 이를 전망이다. 결국 보고서는 플라스틱이 "태생적으로 순환경제와 양립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각국이 플라스틱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과 리필'에 초점을 맞출 것을 촉구했다.
한편 오는 29일 프랑스 파리에 173개국이 모여 국제플라스틱협약 2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2)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린피스는 각국 대표단에게 신규 플라스틱 유입 중단 로드맵, 환경 및 건강 영향 평가 및 배상안, 플라스틱 제조사의 화학물질 공시를 통한 독성 첨가제 퇴출 등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그린피스 활동가이자 국제오염물질추방네트워크(IPEN)에서 고문을 맡고 있는 테레스 칼슨 박사는 "플라스틱은 독성 화학물질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재활용 한다고 해서 이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며 "간단히 말하면 플라스틱은 우리 몸과 순환경제에 독을 타는 일이기 때문에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와 획기적인 생산량 저감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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