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분진·식품포장재 찌꺼기 떠다녀
수정처럼 티없이 깨끗한 물로 유명한 생수 '에비앙'의 수원지 제네바(레만) 호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해양플라스틱 정화활동을 벌이는 스위스 제네바의 비영리기구 오션아이(Oceaneye)의 창립자 파스칼 하그만 지난 26일(현지시간) "해양 데이터와 제네바 호수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비교분석한 결과 거의 같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검출됐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583㎢ 면적에 이르는 제네바 호수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위치하고 있다. 이 호수는 활처럼 휜 모양의 계곡을 따라 알프스 고산에서 눈 녹은 물이 두꺼운 빙하 퇴적물을 통과해 축적되면서 형성됐다. 천연 여과를 거쳐 순수한 미네랄 성분을 다량 함유한 광천수로 유명한 이곳은 프랑스에서는 레만 호수로 불린다. 인근에 에비앙 마을이 위치해 있다. 이 호수를 수원지로 하는 '에비앙'은 그래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생수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완전히 육지로 둘러싸인 내륙에 위치해 있고, 호숫물이 프랑스 론강을 따라 지중해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우려가 적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오션아이가 2018년부터 호숫물 시료를 모아 분석한 결과, 해양플라스틱 농도인 160g/㎢에 근접한 수치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파스칼 하그만에 따르면 제네바 호수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오염원은 타이어 분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식품 포장재 찌꺼기 등도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에 이미 오렴돼 있는 제네바 호숫물은 인근 지역의 식수로, 전세계로 수출되는 '에비앙' 생수로 사용되고 있다.
하그만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세플라스틱 증가세를 나타내는 곡선이 매우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어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전망은 매우 부정적인 상황"이라며 "현 추세대로면 인류는 매년 10억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12년전 처음 해양플라스틱 정화활동을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거론하면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치부했지만, 현재는 학계에서도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어 충분히 희망적인 측면으로도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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