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있는 히말라야 산맥이 등산객들로 인해 '거대한 쓰레기통'이 됐다.
30일(현지시간) 더 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환경보호활동가 루크 부에나르(53)는 등반가들이 '200년쯤 뒤에 다시 나타날' 빙하에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악인이기도 한 부에나르는 히말라야 오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히말라야 클린업' 캠페인팀을 만들고 2010년 에베레스트에서 1톤 가량의 쓰레기를 청소했다. 앞서 그는 산악 청소원정대와 함께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마칼루와 10번째로 높은 안나푸르나에서 3.7톤의 쓰레기를 치우기도 했다.
부에나르가 공개한 히말라야 영상에는 그의 팀원들이 플라스틱병과 위생 패드, 버려진 텐트 등 쓰레기 더미 위를 헤쳐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한 팀원은 "바위 틈마다 수많은 산소통과 깡통, 신발이 버려져 있다. 정말 끔찍하다"며 "쓰레기의 45%가 플라스틱이다"라고 말했다.
히말라야의 쓰레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네팔 당국은 쓰레기 문제 해소를 위해 2014년부터 등반 전에 산악인들에게 '쓰레기 보증금'(GDS)을 받고 8㎏ 이상의 쓰레기를 담아 하산하면 환불해주는 법을 도입했다. 산마다 받는 보증금이 다른데 에베레스트는 52만8000네팔루피(약 531만원), 해발 8000m 이상의 다른 정상은 39만6300네팔루피(약 398만원)를 받는다.
그러나 링컨대학의 2022년 분석에 따르면 이 제도는 이해관계자들의 낮은 수용도와 정부 지원이 저조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처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로 전문가들은 에베레스트 등반 '원정 문화'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매년 약 600명의 사람들이 에베레스트를 등반하고 이보다 더 많은 이들이 히말라야 산맥의 다른 정상들을 등반한다. 지난해에는 총 145명의 사람들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K2봉을 단 하루 만에 오르기도 했다.
1984년 인도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반한 바첸드리 팔은 에베레스트가 점점 상업화되면서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등반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돈만 있으면 누구나 관광명소처럼 등반할 수 있고, 실제로 매년 600명이 등반한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