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북극해빙 2030년대 완전히 사라진다..."예상보다 10년 빨라"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7 11:03:26
  • -
  • +
  • 인쇄
포항공대-함부르크대학 공동연구팀 연구결과
완전한 탄소중립 이뤄도 잔류 온실가스에 영향

여름철 북극 해빙이 기존 예측보다 10년 앞당겨진 2030년대에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포항공과대학과 독일 함부르크대학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과 상관없이 2030~2050년 여름철에 북극의 해빙이 소멸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탄소배출량이 천천히 감소하거나 계속 증가한다면 기존 예측보다 10여년이 빠른 2030년대에 여름철 북극 해빙이 소멸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완전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고 해도 지구에 남아있는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2050년대에 여름철 북극 해빙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고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로 제한하면 북극의 여름철 해빙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협의체(IPCC) 예측과 상반되는 결과다. 

연구팀 일원인 함부르크대학 지구공학 및 지속가능성센터의 더크 노츠(Dirk Notz) 교수는 "안타깝게도 북극의 여름철 해빙을 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북극 해빙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가 잃게 될 지구환경 체계의 첫번째 주요 구성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로서 우리는 수 십년동안 북극 여름 해빙의 손실에 대해 경고해 왔지만 사람들은 우리의 경고를 듣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츠 교수는 "북극 해빙의 붕괴는 수 십년 동인 지구환경 체계에 연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북극 해빙은 최근 수십년간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모든 계절에 걸쳐 빠르게 감소해 왔으며 2000년 이후 감소폭이 더욱 커졌고, 2021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팀은 먼저 태양의 강도 변화 및 화산 배출과 같은 자연적 요인과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증가가 해빙 용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다중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했다. 노츠 교수는 "손실되는 해빙의 90%는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의 해빙을 모델링했다. 1979년부터 2019년까지 북극의 해빙 관측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모델이 해빙 속도를 과소평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따르면 1979년 위성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여름철 북극의 해빙은 10년에 13%씩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관측치와 일치하도록 모델을 보정한 결과, 저배출 시나리오에서도 얼음이 더 빨리 녹고 얼음이 없는 여름을 예상할 수 있었다"며 "중간 및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8월과 10월에도 2080년경에는 얼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극 해빙 감소는 온난화를 더욱 가속시켜 지구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위도 지역의 폭염과 가뭄같은 이상기후 발생 빈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이 더 빨리 녹으면 얼음이 녹아 노출된 어두운 바다가 태양으로부터 더 많은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며 "제트기류를 약화시키고 북미, 유럽 및 아시아에서 더 극심한 기상 현상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민승기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북극 해빙의 붕괴는 폭염, 산불, 홍수 등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극한 기상이변의 증가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야심차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더 빠른 북극 온난화와 인간 사회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극의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 만년설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영구 동토층이 녹아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해당 연구는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교 국립설빙데이터센터(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at the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의 마크 세레즈(Mark Serreze) 교수는 "핵심 메시지는 늦여름에 북극의 해빙이 거의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이다"며 "다만 정확한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