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로 인한 손실과 ESG 공시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으로 보험산업의 손실이 급증하고 있어 기후리스크를 하루빨리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기후솔루션은 지난 8일 이용우 의원실·보험연구원·한국책임투자포럼과 함께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보험업계와 기후대응, 기후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토론회에서 보험산업의 기후리스크 대응방안 및 기후위기 시대 투자자로서 보험산업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탄소중립이 시대적 과제로 부상했지만, 보험산업은 여전히 화석연료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거나 관련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문제는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이 기후변화를 초래했고, 기후변화가 산불과 홍수 등 자연재해를 발생시켜 보험지급액이 갈수록 증가해 보험사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보험사는 투자기업이 글로벌 탄소규제 기준을 맞추지 못해 발생한 손실까지 떠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기후리스크'를 반영해 구체적인 리스크 관리와 ESG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등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센터장은 '국내 보험업계의 기후리스크 관리 현황과 평가 및 향후 과제'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정책전환 과정에서 동반되는 자산가치의 변동과 이에 따른 리스크는 보험산업도 결코 비켜 갈 수 없기 때문에 대응방안을 선제적으로 세워 관리해야 한다"며 "현재 회사별로 기후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큰 차이가 있고, 회사들이 기후위기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전략에만 그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를 대상으로 환경 및 사회 관련 기업들의 책임 활동을 포함하는 지속가능 공시가 의무화되고, 2030년부터 모든 상장사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 "지속가능 공시제도의 빠르고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2위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시우 스즈 리 책임자는 '글로벌 보험사의 기후변화 리스크관리 사례' 발표에서 "스위스리의 지속가능성 전략은 넷제로 전환을 촉진하고, 사회적 회복력을 구축하는 2가지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스위스리는 2009년부터 ESG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거래와 관련된 잠재적 위험을 식별, 평가 및 해결하고 있고, 2018년부터 석탄화력 정책을 도입해 보험 인수에 대한 탄소 리스크 조정 메커니즘 개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넷제로 보험 전략의 핵심'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담당자 렘코 피셔는 "보험산업은 파리기후변화협정 1.5℃ 목표에 따라 기후리스크 분석을 강화하고, 반드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해야만 한다"며 "직접 투자자인 보험산업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1.5℃ 목표를 향해 갈 때 순배출량 제로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선택과 대응에 따라 현재와 미래가 달린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패널로 참석한 기후솔루션 한수연 연구원은 "이미 기후위기에 따른 자연재해 발생과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보험재무 측면에서, 그리고 보험공급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기후리스크 관리는 불가피하고, 특히 보험업계의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수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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