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에서 13살 장녀가 세동생 돌봤다...아마존 '기적의 4남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2 18:26:25
  • -
  • +
  • 인쇄
경비행기 추락 후 40일만에 극적으로 구조
구조당시 13살 맏이가 젖먹이 꼭 안고있어
▲콜롬비아 아마존 정글에서 4남매를 구조할 당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마존 정글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실종됐던 4남매가 40일만에 기적처럼 살아 돌아왔다.

12일(현지시간) AFP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콜롬비아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구조될 당시 장녀인 13살의 레슬리 무쿠투이는 1살 막내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를 품에 꼭 끌어안고 구조대원을 향해 달려오며 "배 고파요"라고 말했다. 9세의 솔레이니 무쿠투이와 5세의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 가운데 1명은 바닥에 누워있다가 일어나며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에 추락한 경비행기에는 이들 4남매를 포함해 모두 7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4남매를 제외하곤 모두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아이들의 어머니도 있었다. 이 어머니는 비행기가 추락한 다음에 나흘동안 살아있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도 살아남기 힘든 열대밀림에서 한살배기 아기까지 데리고 40일동안 살아남았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어서 이들의 생존비결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남매의 삼촌 피덴시오 발렌시아는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아이들은 (잔해속에서) '파리냐'(farina)를 꺼냈고, 그걸 통해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파리냐는 아마존 지역에서 사용되는 곡물가루 카사바(cassava) 가루를 뜻한다. 카사바는 고구마처럼 생긴 뿌리 식물로, 탄수화물이 풍부한 작물로 알려져 있다. 

이 아이들이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 출신이라는 점도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후이토토족은 콜롬비아 남동부, 페루 북부 등에 사는 원주민이다. 맏이인 레슬리는 열대우림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레슬리는 독이 든 열매와 그렇지 않은 열매를 알고 있었다.

또 평소에서 남동생들을 돌봐왔기 때문에 레슬리는 동생들에게 곡물가루와 카사바 빵, 덤불속 과일 등을 가져다주었다고 했다. 당시 정글은 수확기로 과일을 따 먹기 어렵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한다.

한편 콜롬비아 당국은 이 아이들을 찾기 위해 군인과 지역 원주민 자원봉사단 등 200여명과 탐지견을 동원해 수색활동을 벌였다. 수색대가 정글에서 어린이용 테니스화, 기저귀, 젖병, 먹다 남은 과일 조각 등을 발견한데 이어, 나뭇가지와 가위, 머리끈 등으로 만든 임시 대피소도 찾아냈다.

추락 지점에서 3㎞ 정도 떨어진 곳에서 작은 발자국도 발견했다. 실종 17일째에는 아이들을 발견했다는 잘못된 보고를 받은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트위터에 "실종됐던 4명의 아이를 구조했다"고 틀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이들은 실종 40일만에 추락 지점에서 약 3.2㎞ 떨어진 곳에서 구조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