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당시 13살 맏이가 젖먹이 꼭 안고있어
아마존 정글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실종됐던 4남매가 40일만에 기적처럼 살아 돌아왔다.
12일(현지시간) AFP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콜롬비아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구조될 당시 장녀인 13살의 레슬리 무쿠투이는 1살 막내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를 품에 꼭 끌어안고 구조대원을 향해 달려오며 "배 고파요"라고 말했다. 9세의 솔레이니 무쿠투이와 5세의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 가운데 1명은 바닥에 누워있다가 일어나며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에 추락한 경비행기에는 이들 4남매를 포함해 모두 7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4남매를 제외하곤 모두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아이들의 어머니도 있었다. 이 어머니는 비행기가 추락한 다음에 나흘동안 살아있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도 살아남기 힘든 열대밀림에서 한살배기 아기까지 데리고 40일동안 살아남았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어서 이들의 생존비결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남매의 삼촌 피덴시오 발렌시아는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아이들은 (잔해속에서) '파리냐'(farina)를 꺼냈고, 그걸 통해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파리냐는 아마존 지역에서 사용되는 곡물가루 카사바(cassava) 가루를 뜻한다. 카사바는 고구마처럼 생긴 뿌리 식물로, 탄수화물이 풍부한 작물로 알려져 있다.
이 아이들이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 출신이라는 점도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후이토토족은 콜롬비아 남동부, 페루 북부 등에 사는 원주민이다. 맏이인 레슬리는 열대우림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레슬리는 독이 든 열매와 그렇지 않은 열매를 알고 있었다.
또 평소에서 남동생들을 돌봐왔기 때문에 레슬리는 동생들에게 곡물가루와 카사바 빵, 덤불속 과일 등을 가져다주었다고 했다. 당시 정글은 수확기로 과일을 따 먹기 어렵지 않은 환경이었다고 한다.
한편 콜롬비아 당국은 이 아이들을 찾기 위해 군인과 지역 원주민 자원봉사단 등 200여명과 탐지견을 동원해 수색활동을 벌였다. 수색대가 정글에서 어린이용 테니스화, 기저귀, 젖병, 먹다 남은 과일 조각 등을 발견한데 이어, 나뭇가지와 가위, 머리끈 등으로 만든 임시 대피소도 찾아냈다.
추락 지점에서 3㎞ 정도 떨어진 곳에서 작은 발자국도 발견했다. 실종 17일째에는 아이들을 발견했다는 잘못된 보고를 받은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트위터에 "실종됐던 4명의 아이를 구조했다"고 틀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이들은 실종 40일만에 추락 지점에서 약 3.2㎞ 떨어진 곳에서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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