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지원규모 늘었지만 "실제로는 3분의 1 수준"
세계은행의 자금지원을 받는 전세계 '기후 프로젝트' 가운데 기후위기 완화나 적응에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거나 빈약한 사례가 수백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글로벌개발센터(CGD) 브레이크스루 연구소(Breakthrough Institute)가 2000~2022년 세계은행 지원사업 가운데 '기후 포트폴리오'에 속한 2554개 사업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세계은행의 지원사업에 대해 "어떤 근거로 기후 꼬리표가 붙는지 아무런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3년간 세계은행의 기후 포트폴리오는 꾸준히 늘어 2022년 세계은행이 지원중인 사업규모는 1190억달러(약 152조원)에 달했다. 문제는 각 사업별로 기후위기 대응 예상 편익이 백분율로만 표기되고 있어 정확한 수치를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고, 투자금액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금액 비중이 1%에 그치더라도 '기후 포트폴리오' 사업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 대응만을 위해 실질적으로 지원된 금액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374억달러(약 48조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아프가니스탄의 결제 자동화 지원사업에 투자된 금액의 1%가 기후위기 대응 기여도를 인정받는 사례가 있었다.
이밖에도 멕시코 고등교육기관의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 차드 여성들의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사업 등이 세계은행 기후 포트폴리오에 포함됐지만, 실제 온실가스 저감량을 포함해 기후위기 완화에 기여하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설명되지 않았다. 실제 기후위기 대응을 목표로 조성된 사업이 아니라, 추가 지원을 위해 기존 개발자금 대출사업의 부수적인 목표로 끼워넣어 남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보고서는 "실제 저감성과가 미약한 사업에 기후 관련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하면 시장에 그릇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면서 "기후기금의 모금이 아닌 실제 지출과정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며 후단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문제는 오는 22~23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 예정인 신규글로벌금융조약 국제정상회담에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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