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오전 4000m 깊이의 대서양에 가라앉은 타이타닉호를 관광하러 들어간 심해잠수정 '타이탄'이 콘솔게임에 사용되는 '조이스틱'으로 조종할만큼 안정성이 결여됨에도 불구하고 탑승객들 사망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서류에 서명하게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 잠수정을 타고 타이타닉호를 관광한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제작자 마이크 리스는 탑승하기전 사망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운영사의 서류에 서명했다.
리스는 "첫 페이지에만 '죽음'이란 단어가 세 번이나 언급된 길고 긴 포기각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일하게 받은 교육은 구명복을 입는 방법뿐이었다"며 "잠수정이 바닥에 도달하고 약 90분동안 타이타닉호를 찾아헤맸다, 그곳은 너무 어두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미국 CBS뉴스 기자인 데이비드 포그도 취재를 위해 지난해 7월 해당 잠수정에 탑승했다. 포그는 "잠수전에 영구적 장애·정서적 트라우마가 발생하거나 사망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에 서명했다"며 "이 잠수정은 시제품으로서 어떠한 공인기관으로부터 승인받거나, 검사를 통과하지 않았다고 적혀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는 의자를 뺀 미니밴을 탄 느낌으로 좁지만 아늑했다"면서도 "잠수를 할수록 매우 추웠고 기내에는 화장실도 없었다"고 말했다.
면책서류에 포그 기자가 서명한 이유는 오션게이트의 안전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탑승 시점까지 오션게이트 잠수정 탑승객 중 사망은 물론 단 1명의 부상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이 심해잠수정은 콘솔게임에 사용되는 3만8000원 수준의 '조이스틱'으로 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타이탄을 소유한 오션게이트 익페이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쉬는 미국 CBS 방송에 나와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는 "이 잠수정은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로 조종된다"며 "특정 버튼을 눌러야 작동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잠수정이 실종된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잠수정 조종에 사용된 조이스틱이 무선이라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조이스틱은 무선 특성상 연결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타이탄을 수색하던 요원들은 실종 장소 인근에서 '쾅쾅' 치는 수중소음을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을 탐지·추적하는 항공기인 캐나다 해상초계기가 수색 지역에서 수중 소음을 탐지하자, 수중탐색장비(ROV)가 재배치돼 수중 소음의 발원지 탐색을 시작했다.
미국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수색 요원들은 30분 간격으로 이같은 소리가 발생하는 것을 들었고, 수색대가 소나(음파탐지기) 장비를 추가로 설치한 뒤 4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소리는 지속됐다.
하지만 이 소리에 대해 영국의 전문가 팀 몰턴은 뉴질랜드 매체인 TVNZ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내는 소리였다면 더 분명하고 규칙적이었을 것"이라며 "잠수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기에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선에서 떨어져 나온 그물이나 각종 폐기물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며 "수색구조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 주변에는 많은 물체가 있다. 상업용 선박들도 있다. 따라서 소음에 대해서는 많은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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