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 커플이 홍수로 바닥에 물이 홍건하게 들어찬 결혼식장에서 예식을 강행해 화제다.
결혼식의 주인공은 파울로와 마에 파딜라 부부. 이들은 지난달 30일 필리핀 센트럴루존의 불라칸주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졌고, 이로 인해 도로와 건물들이 물에 잠겼다.
이 부부가 결혼식을 올리기로 돼 있는 교회도 물이 들어찼다. 그러나 부부는 결혼식을 포기하지 않았다. 신랑 파울로는 필리핀 지역언론인 GMA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차량이 홍수에 가라앉더라도 계속 나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상을 보면 부부는 발목까지 물이 들어찬 교회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신부가 입은 드레스는 물에 흠뻑 젖었고, 신랑은 바지 아랫단을 걷어올렸지만 물에 다 젖은 상태다.
하객들도 슬리퍼와 고무장화를 신은 채 물을 헤치고 식이 열리는 바라소인교회에 도착해 부부를 놀라게 했다.
신부 마에는 "집밖으로 나가기 위해 거쳐야 했던 홍수가 얼마나 컸던지, 정말 불가능이란 없다"며 "주님께서는 불가능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셨다"고 회상했다.
불라칸주는 최근 두번의 연이은 태풍 때문에 심각한 폭우 피해를 당했다. 필리핀에 한해 강타하는 폭풍과 태풍은 평균 20회에 이르며, 지구온난화로 이 횟수는 더 빈번해지고 있다.
필리핀 농무부와 국가재난기구 추산에 따르면 태풍 독수리와 남서 계절풍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3540만달러 상당의 농어업 피해와 6390만달러의 기반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필리핀의 국가재난위험감소관리위원회는 13개 지역에서 약 247만명이 피해를 입고 31만797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강풍 속에 과적한 여객선이 전복돼 26명이 사망하는 등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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