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 인도가 지난 7월 쌀 수출을 금지시킨데 이어, 수출하는 양파에 40% 세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식량위기가 가중될 조짐이다.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인도 재무부는 양파 생산량 감소로 부족해진 국내 공급량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말까지 수출되는 양파에 대해 40% 수출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쿠마르 싱 인도 소비자·식품·공공유통부 비서관은 "인도의 축제 시즌을 앞두고 양파 수요가 급증할 것을 고려해 국내 가용성을 높이고자 40%의 수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도의 이같은 조치는 사실상 수출금지나 다름없다. 인도는 지난달 극한호우로 전역에 홍수가 발생해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은데 이어, 이달에는 역대급 가뭄으로 또다시 농산물 생산이 급감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양파뿐만 아니라 토마토, 완두콩, 마늘, 생강 등 소비가 많은 작물들이 일제히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인도의 식품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11.5%로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양파는 토마토와 함께 인도 식탁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이다. 공급 부족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파 가격을 잡지 못하면 집권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인도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 양파에 수출관세를 부과하면 국제 양파시장에서 인도산 양파는 중국이나 이집트산보다 그만큼 가격이 높아져 수출 메리트가 떨어진다. 이에 인도 정부는 국내 수급 안정을 위해 양파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인도산 양파는 주로 방글라데시와 네팔,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스리랑카 등으로 수출된다. 극빈국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인도산 양파를 수입하는 나라들은 이 여파로 식량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쌀 수출량의 40%를 차지하는 인도가 자국내 쌀값 안정을 위해 쌀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쌀값은 치솟고 있다. 여기에 최대 양파 수출국인 인도가 양파 수출까지 제한하면 식량난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12일 유엔이 발표한 '2023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 현황'(SOFI)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인구의 19.7%인 2억8100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2010년보다 7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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