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리는 '버닝맨' 행사가 이상기후로 엉망진창이 되면서 행사 참가자 7만여명이 고립됐다.
3일(현지시간) CNN은 '버닝맨' 행사가 열리는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이상기후 현상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이 축제에 참가하는 7만명의 사람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닝맨 축제는 1986년부터 매년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리는 행사로, 참가자들은 이곳에 블랙록시티라고 불리는 임시도시를 세운다. 해마다 전세계 엘리트와 예술가 수만명이 이 축제를 참가하기 위해 모인다. 예술, 기술, 자기표현을 주제로 축제가 벌어지며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거물들도 영감을 받기 위해 참여하고 있어 '부자들의 축제'로도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현금 대신 물물교환을 해야 하며, 원칙적으로 인터넷 사용도 금지돼 있다.
올해 행사는 지난달 27일 개막됐는데, 지난 1일부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막이 순식간에 진흙탕으로 변했다. 또 한 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퀵샌드'까지 형성돼 임시도시는 엉망진창이 됐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1일 강우량은 2㎝로, 여름 2~3개월동안 내릴 비가 하루만에 쏟아진 것이다.
주최측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폭우로 인해 블랙록시티를 드나드는 게이트와 공항이 폐쇄될 것"이라면서 "긴급차량을 제외하고는 플라야 표면이 마를 때까지 운전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플라야는 우기에 얕은 호수로 변하는 사막의 오목한 저지대다.
미국 내무부 산하 토지관리국(BLM) 등도 4일까지 버닝맨 행사장 출입을 차단한다고 밝혔고 네바다주 교통부도 홍수로 인근 도로를 폐쇄했다. 행사장 출입이 언제 재개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축제에 참여한 샌프란시스코 출신 칼리 마틴(29)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비가 내려 사막이 온통 진흙탕으로 변했다"며 "텐트 위에 방수포 그늘막을 설치했지만, 물이 차서 텐트가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를 부추기던 버닝맨 축제가 환경의 역습을 당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버닝맨 축제는 참가자 1인당 약 10만톤(t)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사막에 서울 여의도 면적 5배 규모의 도시가 세워졌다 허물어지고 인근 도시로부터 참가자들이 차량으로 3시간은 달려오면서 순간적으로 탄소가 대량배출되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전용기 이용이 늘어난 만큼 탄소배출량이 더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 '세븐서클'은 "개인용 제트기, 일회용 플라스틱, 프로판 연소와 무제한 발전기 사용을 금지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