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모로코가 120년 만에 일어난 대지진으로 초토화가 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오후 11시11분께 발생한 이번 지진은 규모가 6.8에 이르는 강진이라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지진 발생 사흘째인 10일(현지시간) 기준으로 파악된 사망자만 2122명에 이른다.
현재 구조와 수색 작업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엔 및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으로 30만 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했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아틀라스산맥 알하우즈주에서 발생했다. 모로코 당국은 생존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피해지역이 워낙 험준한 고산지대인 데다 도로 사정도 좋지 않아 구조를 위해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산길도 구불구불한데 지진과 여진이 산을 흔들면서 도로 곳곳이 암석으로 막혀있다.
어렵사리 피해지역에 당도한 구조대원들은 장비가 없어 맨손으로 잔해를 치우며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또 먹을 것도 잘 곳도 없는 이재민들을 위해 비행기로 구호물품을 마을에 떨어뜨리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모로코는 벽돌로 지어진 집들이 많다. 게다가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이번 강진에 폭삭 주저앉은 주택과 건물이 속출했다. 지진에 벽돌이 아래로 쏟아지면서 '벽돌비'가 내렸다고 할 정도였다. 진앙지와 50km 거리에 있는 마라케시 인근 타페가그테 마을은 주민 200명 가운데 90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옹기종기 마주했던 주택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잔해더미만 남아있다.
모로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들도 피해를 입었다. '마라케시의 지붕'이라 불리는 쿠투비아 모스크의 첨탑(미나렛)도 지진에 일부 손상됐고 진앙이 위치한 아틀라스산맥의 틴멜 모스크도 일부 무너졌다.
현재 세계 각국은 모로코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정작 모로코 당국은 공식적인 도움 요청에 소극적인 분위기라고 외신들은 일제히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모로코가 공식지원을 요청한 나라는 스페인, 튀니지, 카타르, 요르단 4개국이 전부다. 현지에서는 모로코 정부가 이번 재난을 스스로 극복할 역량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