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치매 노인들이 서빙하는 카페가 생겼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일본 도쿄 센가와에 위치한 카페 '오렌지데이 센가와'는 나이가 지긋하신 노인들이 서빙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달에 한번 근무하는 이들은 모두 치매 노인들이다.
치매에 걸린 탓에 주문서를 잊어버리거나 주문하지 않은 테이블에 음료를 서빙하는 등 실수 연발이지만 손님들은 치매 노인이 서빙중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불평하지 않는다.
이곳은 문밖 출입을 거의 못하는 치매환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카페다. 집이나 병원이 아닌, 사회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WP는 "치매 환자가 새로운 사람과 교류하고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병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2017년부터 '치매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 '오렌지데이 센가와' 카페도 얼마전 주인이 가게를 인수한 뒤 센가와 당국과 협력해 지역 내 치매 노인을 꾸준히 연계받고 있다.
이곳에서 서빙을 하고 있는 모리타 토시오(85) 씨는 "이곳이 즐겁다.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다시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 전부터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16살 딸과 함께 카페를 찾은 아리카와 토모미(48) 씨는 이곳에서 서빙하는 치매 노인을 보고 "아버지와 함께했던 순간이 떠올라 눈물이 날 뻔했다"고 털어놨다. 그의 아버지도 올초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년간 치매를 앓았다고 한다.
카페 운영을 돕는 이와타 유이 씨는 "많은 (치매) 노인이 요양원이나 병원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중이 (치매에 대해) 더 잘 이해하면 이들이 외출하기도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인구 10명 중 3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다. 그만큼 치매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후생노동성은 일본 국민 600만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추정했다. 2025년에는 그 수가 73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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