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팩에 일체형으로 부착돼 있는 종이빨대, 솔방울 모양의 가습기 등 오는 1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2023 대한민국 ESG친환경대전'에서는 톡톡 튀는 친환경 아이디어 상품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위니팩(We Need Package)에서 전시한 '빨대 우유팩'은 우유팩 옆쪽에 'ㄱ'자 모양으로 빨대가 일체형으로 부착돼 있어, 빨대를 돌려 살짝 누르면 우유팩 하단부가 뚫리면서 우유를 마실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다. 빨대와 빨대를 덮고 있는 외지 모두 우유팩과 같은 재질의 종이로 100% 재활용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언뜻 보기엔 일반적인 멸균팩에 붙어있는 빨대처럼 보이지만 별도로 포장하거나 빨대를 부착하기 위한 접착재 사용을 하지 않았다는 점, 우유팩과 동일한 소재라는 점이 돋보였다.
위니팩 정우영 대표는 "빨대가 플라스틱 오염의 주범 중 하나로 몰리면서 많은 기업들이 종이로 대체하고 있지만 종이빨대 역시 비닐코팅과 오일코팅 등으로 방수처리하기 때문에 재활용이 안된다"면서 "게다가 오일코팅 과정에서 플라스틱 빨대 제조 과정보다 더 많은 열이 필요해 탄소배출량도 늘어나는데 빨대를 쓸 수밖에 없는 노약자, 장애인, 아동들을 위해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특허등록을 마쳤고 내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친환경 '종이테이프'도 눈에 띄었다. 종이테이프는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인줄 알고 있지만 사실상 종이박스의 재활용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그린워싱' 제품이다.
왜냐하면 종이테이프는 대부분 비해리성 접착제나 유용성 접착제를 사용한 탓에 종이를 분리해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에 KWC는 물에 완전히 녹는 수용성 접착제를 사용한 '진짜' 친환경 종이테이프를 개발했다고 한다.
KWC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종이테이프에 수용성 접착제를 도포하는 기술을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유용성 접착제를 사용하거나 종이 위에 플라스틱(PE/PP) 필름을 코팅하고 수용성 접착제를 도포한다"면서 "외관상 구별이 어렵지만 물에 풀어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물에 풀었다가 뭉쳐서 말린 덩어리를 보면 수성 테이프는 접착제가 물에 녹고 펄프만 남아있지만 코팅된 제품은 펄프와 플라스틱 조각이 뒤섞여 버린다는 것이다. KWC 관계자는 "앞으로도 ESG실현을 위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면서 종이테이프의 오명을 씻어 내겠다"고 말했다.
솔방울을 뒤집어 놓은 것같은 가습기도 흥미를 끌었다. 국립생태원에서 개발한 이 가습기는 솔방울의 생태적 특징을 모방한 생태모방기술이다.
국립생태원은 솔방울 비늘이 수분 함량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모습에서 비늘 안쪽 부분보다 바깥쪽 부위가 수분을 흡수할 때 크게 휘어져 비늘이 닫히는 원리를 밝혀냈고 이러한 원리를 활용해 전기나 모터 등 동력이 필요 없는 자연 증발식 천연 가습기를 만들었다.
가습기의 비늘은 여러 종류의 펄프와 나무판을 겹쳐놓아 수분을 흡수했을 때 안쪽으로 뭉치게 된다. 반대로 건조하면 비늘이 열리면서 아래 담겨있는 물이 자연스럽게 증발해 습도를 조절해준다.
이외에도 말벌의 독침 형태를 모방한 천공기(구멍 뚫는 기계), 단단한 도토리에 구멍을 뚫는 도토리거위벌레 주둥이를 본 딴 확공용 드릴 등이 전시됐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생태모방연구 등 자연에서 배우는 친환경 기술은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며 "이후로도 국가 녹색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생태와 관련된 응용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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