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한 주택가에서 사자가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는 로마 인근 소도시 라디스폴리의 주택가에 갑자기 사자 한 마리가 출몰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 공연할 예정이던 서커스단이 기르는 수사자가 우리를 탈출한 것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경 우리를 탈출한 사자를 서커스단 근처에서 첫 포획을 시도했지만 사자가 마취총을 맞고도 도망쳐 실패했다. 결국 8시간여의 추적 끝에 밤 10시가 돼서야 포획하는데 성공했다. 추적 과정에서 다행히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라디스폴리 당국이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령을 내리는 등 소동이 일었고, 소셜서비스(SNS)에는 사자 목격담과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커스단의 동물 조련사 로니 바살로는 사자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자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람들을 마주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사람을 공격하려는 본능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탈리아에서 서커스 동물학대에 대한 논란이 재차 일어나며 서커스단에서 동물을 이용한 쇼를 만드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유럽에서는 20개국 이상이 동물권 보호를 위해 서커스의 동물 묘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관련 법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알레산드로 그란도 라디스폴리 시장은 SNS를 통해 "난 (동물 묘기를) 허가하지 않았고, 막을 수 있는 권한도 없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 착취를 종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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