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나자, 관광업의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탄소여권'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여행사 '인트레피드 트래블'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관광산업이 살아남기 위해 2040년에 탄소여권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탄소여권은 개인에게 연간 탄소 최대 허용량을 부과하고 이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탄소여권은 지난 2008년 영국 의회에서 처음 논의된 적이 있는 개념이다. 실제로 적용하기 복잡하고 당시 대중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현실화되진 못했다.
그런데 올 7월말까지 엔데믹 효과로 전세계 외국인 관광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의 84%에 달했고, 프랑스, 덴마크 등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시금 탄소여권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2018년까지 전세계 상업용 항공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32% 증가했다. 연료 효율성이 개선되면서 승객당 배출량은 줄었지만 항공 교통량 증가로 인해 그 효과가 상쇄됐기 때문이다.
일부 유럽 국가에선 항공기 이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벨기에는 지난 4월부터 단거리 항공편과 구형 항공기 이용금의 세금을 인상했고, 프랑스는 지난 6월 기차로 2시간 30분 이내에 이동 가능한 거리 수준의 단거리 국내선 운항을 금지했다.
항공편 뿐만 아니라 대형 유람선, 크루즈선 등도 탄소배출량이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유럽운송환경연합 조사에 따르면 크루즈선은 대기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SO2)를 유럽 전체 자동차 2억9100만대가 배출하는 양보다 4배 이상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대형 유람선의 입항을 막았고, 지난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크루즈 선박의 도심 항구 정박을 금지했다.
보고서에는 여행 수단뿐 아니라 여행지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해변 여행지보다 서늘한 여행지가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부 여행사는 2023년 여름 성수기에 스칸디나비아, 아일랜드, 영국 등 서늘한 유럽 여행지로의 휴가 예약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해결책이 무엇이 됐던 여행 습관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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