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폐막 예정이던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폐회가 '화석연료'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연기됐다.
COP28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날 밤부터 오늘 종일 심도있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며,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폐회가 연기됐음을 시사했다. 이어 대변인은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모든 견해를 고려하기 위한 조처"라며 "의장은 모든 당사국의 지지를 받는 합의문을 꼭 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28에서 최종 합의문 논의가 이처럼 길어진 것은 '화석연료 퇴출'을 둘러싸고 당사국간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작성해 공유한 COP28 합의문 초안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 문구가 빠져 있었다. 초안에는 "과학에 따라 2050년 이전 또는 그 무렵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정의롭고 질서있고 공평한 방식으로 화석연료의 소비와 생산을 모두 감축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또 화석연료 생산자들에게 생산량 감축 의무를 지우지 않고 '각국에 화석연료 감축을 포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는 문구만 담겨있다. 화석연료 감축을 각국의 선택으로 남겨둔 것이다.
이에 일부 국가와 환경단체들은 초안에 대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몬 라이언(Eamon Ryan) 아일랜드 환경장관은 "유럽연합(EU)은 이 문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종 합의문이 개선되지 않으면 EU는 독자적인 화석연료 규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세드릭 슈스터(Cedric Schuster) 소도서국연합(Alliance of Small Island States) 의장도 "화석연료 퇴출에 대한 강력한 약속이 없는 문서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세계자원연구소(WRI)의 국제기후계획 담당인 데이비드 와스코(David Waskow)는 "이 초안은 기후위기를 막는데 필요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며 "전세계가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메인 이우알렌(Romain Ioualalen)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Oil Change International) 정책책임자는 "초안은 온난화를 1.5℃로 제한하는 데 필요한 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COP28 최종 합의문는 13일(현지시간) 오전중 공유되고 같은 날 오후 전체회의를 통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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