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청룡의 해'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10m 길이의 용이 세종대왕 왼쪽에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며 위용을 자랑했다. 푸른 빛을 띤 용의 자태가 마치 세종대왕을 보좌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런 용의 위엄은 바로 뒷편에 있는 귀여운 공룡 조형물과 묘하게 대비되며 더욱 돋보였다.
서울 세종로 일대의 밤거리가 연말연시를 맞아 오색찬란한 빛으로 물들었다. 지난 15일부터 이 일대에서 '2023 서울빛초롱축제'와 '광화문광장 마켓'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일대는 한지 등(燈)과 함께 미디어파사드, 프로젝션 맵핑,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 신기술을 접목한 '용 조형물'과 '화이트홀', 파도 위의 거북선을 연출한 '이순신 불멸의 혼' 등 다양한 볼거리로 서울의 야간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잔디마당 앞에는 지름 10m의 구체 조형물 '화이트홀(White Hole)'이 설치돼 있다. 화이트홀은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 빛의 삼원색인 빨강, 초록, 파랑 그리고 이 세가지 색이 모였을 때 만들어지는 가장 밝은 흰색을 표현했다.
화이트홀 앞에는 넥슨의 대표 액션RPG '던전앤파이터'의 캐릭터 '아라드 프렌즈'가 떡하니 자리했다. 아라드 프렌즈의 멤버인 단진, 랜디, 플랑, 베히 그리고 스노우메이지는 거대한 조형물답지 않게 귀여움을 한껏 내뿜으며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시민들은 캐릭터 조형물 사이를 오가며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아라드 프렌즈를 지나면 미디어아트들이 형형색색 펼쳐졌다. 한호 작가의 '영원한 빛 - 21c 몽유도원도', 권치규 작가의 '만월'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을 따라 걷다보니 찬란한 빛깔의 레이저쇼로 물든 경복궁을 만날 수 있었다. 경복궁 레이저쇼를 구경하려는 인파들이 몰려들자, 관계자들이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횡단보도 인근을 통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광화문광장 입구에는 복주머니 형상의 대형게이트 '웰컴 게이트', 광장 수목에는 밤하늘에 나타난 행성을 연출한 '행성 아래' 등이 전시됐다. 늠름한 위용을 자랑하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는 한지로 만든 7m 길이의 대형 거북선 등(燈)이 '이순신 불멸의 혼'을 대변하는 듯했다.
빛초롱축제와 함께 열린 '2023 광화문광장 마켓'도 지난해보다 2배로 확장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수공예품, 액세서리, 천연화장품, 지역 먹거리 등 부스마다 다양한 상품들이 즐비했다. 광장 한쪽에 마련된 먹거리부스에서는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로 지나는 행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마켓존 한가운데 놓인 거대한 트리는 볼거리를 한층 풍성하게 해줬다. 트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은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빛초롱네컷' 사진 부스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인생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의 대기줄이 거대한 돔형 부스를 반바퀴 훌쩍 넘어설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밖에도 마켓 곳곳에 포토존이 다채롭게 꾸며져 있었다.
청계천에서는 '화이트드래곤', 동물 한지등,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컬러풀 아이스맵핑', 체험형 콘텐츠 '사운드볼'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 서울빛초롱축제와 광화문광장 마켓은 내년 1월 21일까지 38일동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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