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가 폐수를 재활용해 식수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규제당국은 폐수를 재활용해 가정과 학교, 기업에 식수로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을 승인했다. 콜로라도주에 이어 미국에서 폐수의 식수 재활용을 허용하는 두번째 주가 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그동안 재활용 폐수를 농업용이나 빙상장, 인공눈 등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식수로는 사용하지 않았다.
폐수를 식수로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주의 수자원기관들은 폐수를 식수로 재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몇 년 내로 건설할 계획이다. 1900만명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캘리포니아 남부 광역 수자원기관은 하루 최대 약 5억7000만리터의 재활용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샌디에고에서는 2035년까지 도시 식수의 약 절반을 재활용수로 공급하는 프로젝트가 계획됐다. 산타클라라 계곡수역 상수도사업부에서도 재활용수를 식수로 사용할 예정이다.
불과 20년전까지만 해도 비슷한 법안에 여론은 크게 반발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3년간 역대 가장 건조한 날씨를 기록하고 저수지 수위가 심각하게 낮아지는 등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자원 확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면서 주 당국은 폐수의 식수화를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재활용 식수는 모든 병원균과 바이러스 처리과정을 거치도록 법에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수자원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재활용 식수의 품질이 일반 식수와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려진 병원균만 처리하는 일반 하수처리 규정과 다르다"며 "식수의 맛을 살리는 미네랄까지 제거해 공정 마지막에 이를 다시 추가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재활용수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확신시키는 일이 가장 큰 과제로 남아있다. 또 처리시설 건설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초기에는 보다 자금이 풍부한 대도시를 위주로 확장될 것으로 관계자는 내다봤다.
규정을 통과시킨 호아킨 에스키벨(Joaquin Esquivel) 주 수자원관리위원회 의장은 대부분의 폐수처리시설에서 강과 하천으로 내보낸 처리수가 다시 상수도로 유입되고 있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수를 마시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에스키벨 의장은 "모든 물은 재활용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그 물이 깨끗하다고 믿게 해주는 표준, 과학 그리고 모니터링"이라고 말했다.
산타클라라 상수도사업부 관계자는 "캘리포니아에서 끊이지 않는 가뭄은 기후변화로 더 악화될 것"이라며 "이번 규정은 가뭄에 맞서 우리 공동체의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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