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日 7.6 강진..."동해 지진 중 역대급"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1-02 10: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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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 이후 13년만 강진
한때 대형 지진해일 경보도 발령
▲새해 첫날 일본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갈라진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지역의 한 도로. (사진=연합뉴스)

새해 첫날부터 규모 7.6의 강진이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

2일 일본 기상청은 지난 1일 오후 4시 6분께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 반도에서 규모 5.7의 지진을 시작으로 밤까지 수십차례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특히 오후 4시 10분께 발생한 지진은 규모가 최대 7.6에 달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규모 9.0)보다는 작지만 1995년 1월 한신대지진(7.3)보다 큰 수준이다. 이시카와현에서 남쪽으로 반대편에 위치한 도쿄의 고층건물까지 진동이 전해질 정도였다.

이번 지진의 진원은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동북동쪽 30㎞ 부근이고 진원 깊이는 매우 얕은 편이었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진도 7의 흔들림도 감지됐다. 이 정도의 흔들림은 2018년 9월 홋카이도 지진 이후 처음이라고 NHK는 전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지진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을 뜻한다. 진도는 사람이 흔들림을 감지하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0'부터 서 있기가 불가능한 '7'까지 10단계로 나뉜다.

일본은 이번 지진으로 한때 '대형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까지 내려졌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 발령된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지역에 최고 높이 5m의 지진해일이 예상된다며 동해에 접한 일본 북부 연안에 지진해일 경보 및 주의보를 광범위하게 발령했다. 후쿠이·사도·도야마 현 등에는 '지진해일 경보'가, 홋카이도와 돗토리현 등에는 '지진해일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후 '대형 지진해일 경보'는 오후 8시 30분께 '지진해일 경보'로 단계가 완화됐다가 현재 모두 해제됐다. 현재까지 관측된 지진해일 높이는 이시카와현 와지마항이 1.2m를 넘는 수준이다.

NHK에 따르면 강진 이후 2일 오전 6시까지 노토 반도에서 진도 2 이상의 지진이 129회 관측됐다.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1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후쿠이·돗토리·아키타·후쿠오카·사가현 등 9개현에서 9만7000여명의 주민에게 피난령이 내려졌다.

이시카와현 내 약 4만4700가구에 정전이 발생했고 이시카와현·도야마현·니가타현 일부 지역에서는 단수가 발생했다. 니가타현과 이시카와현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이시카와현 소방당국에는 주택, 건물 파괴가 30여건 신고됐으며 화재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사태나 도로 파괴 등으로 일부 도로 통행도 막혔다.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사이타마현과 니가타현을 잇는 조에쓰 신칸센 등의 운행이 중단되고 니가타 공항 등의 항공편도 결항됐다.

다만 정확한 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다. NHK는 현재까지도 피해 주민의 구조 요청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이후 일본 정부는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자체와 협력하면서 자위대 등과 함께 구조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 시점에서 원전에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일본 정부는 밝혔다.

이번 지진이 일어난 노토 반도는 지난 3년간 진도 1 이상 지진이 506회 발생하는 등 이전부터 지진이 활발한 지역이다. 2007년 3월 규모 6.9의 지진이 일어났고, 2018년 소규모 지진 활동이 확인된 후 2020년 12월부터 규모 5가 넘는 지진이 잇따랐다. 지난 5월에도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군발지진 지역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공업대 교수는 "일반적인 군발지진에서는 규모 6을 넘는 지진이 드물다"며 "단층이 넓게 움직였다는 것인데,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다쿠야 교토대 방재연구소 교수는 "지금까지 노토 반도에서 일어난 지진과 메커니즘은 같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동해 쪽 지진으로는 최대급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지진 원인에 대해 우메다 야스히로 교토대 명예교수는 "노토 반도에서는 지하에서 300°C 이상의 유체가 상승하고 있다"며 "내륙부에서 단층의 뒤틀림이 축적돼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노토 반도에서 강한 지진이 잇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시무라 교수는 "동해 쪽은 단층이 복잡하게 분포해있어 하나가 움직이면 주변도 움직여 활동이 활발해지기 쉽다"고 짚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간, 특히 2∼3일은 최고 진도 7 이상의 지진 발생 우려가 있으므로 계속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일본 지진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동해안에도 지진해일이 밀려왔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8시 기준 동해안에 도달한 지진해일 최고 높이는 묵호 67㎝, 속초 41㎝, 임원 30㎝, 남항진 20㎝, 후포 18㎝이다.

기상청은 지진해일 높이가 주의보 발령기준에 못 미치는 0.5m(50㎝) 미만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처음 도달한 지진해일보다 파고가 높은 해일이 이어질 수 있다"며 추가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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