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넘게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칠레 중남부지역에 대형산불이 발생하면서 역대 최대의 피해를 낳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칠레는 전국적으로 161건의 화재가 발생하면서 이날까지 중부와 남부지역에 걸쳐 약 2만6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로 인해 칠레 중부 발파라조 지역에서만 화재로 112명이 사망했고, 수백명이 실종된 상태다.
칠레 당국은 소방 헬기 31대와 항공기, 소방대원 약 1400명, 군인 약 1300명을 투입해 진압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깊은 숲속에서 발생한 불길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산불은 지난 2일 칠레 발파라조 지역의 페뉴엘라 호수 보호구역 인근에서 발생했다. 엘니뇨 현상으로 남미는 현재 1주일 넘게 40℃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바싹 마른 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화마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고온건조한 날씨에 시속 60㎞에 이르는 강풍까지 불면서 산불이 순식간에 확산됐다.
외신에 따르면 칠레 검찰은 중부 탈카시 자택에서 한 남성이 용접 작업을 하다 인근 초원에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이 남성을 기소할 예정이다.
이번 산불로 칠레의 대표적인 휴양지 비냐 델 마르를 비롯해 킬푸에, 비야알레마나, 리마셰 등이 큰 피해를 입었고, 특히 비냐 델 마르는 여의도 10배에 달하는 면적이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주택 3000~6000채가 불에 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브리엘 보릭 칠레 대통령은 산불현장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산불은 400여명이 숨지고 1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2010년 대지진 이후 최악의 재난"이라며 "앞으로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6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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