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의 한 섬이 야생 염소에 뒤덮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염소 무료분양에 나서 화제다.
시칠리아 에올리에 제도에서 가장 작은 섬 알리쿠디(Alicudi)는 염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리카르도 굴로(Riccardo Gullo) 시장이 최근 '염소 분양' 계획을 내놓았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알리쿠디의 가파른 절벽을 능숙하게 타고 다니는 염소들은 20년전 인간에 의해 알리쿠디에 유입됐다가 버려져 야생화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한때 주민들과 함께 조화롭게 살며 섬의 휴화산만큼이나 유명한 관광자원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동안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해 100명 남짓한 섬 전체 인구의 6배로 불어났다.
이로 인해 원래 서식지인 섬 꼭대기에서 민가까지 내려와 피해를 입히는 일이 늘기 시작했다. 초목을 훼손해 정원과 부지에 큰 피해를 입히고 돌담을 무너뜨리는가 하면, 사람들의 집에까지 침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굴로 시장은 염소 분양이 가장 온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았다. 그는 "누구나 조건없이 염소를 분양받을 수 있고 그 수에도 제한이 없다"며 분양을 장려했다.
염소 분양은 오는 10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굴로 시장은 "이미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불카노 섬의 한 농부는 리코타 치즈 생산에 도움이 되겠다며 염소 여러 마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알리쿠디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염소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피해를 입힌다. 그 수가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 마리는 카페 테이블 아래에 와서 앉곤 한다"며 "귀엽지만 혹시 누군가를 물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염소 분양에 대해 해당 주민은 계획을 환영하면서도 그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알리쿠디섬 정상에 도달하려면 가파른 오르막길을 거쳐야 하는데다, 염소들을 끌어내리는 일도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한 번에 2~3마리를 이송하려면 헬리콥터가 필요할 것"이라며 "좋은 제안이지만 아직까지 이송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섬의 염소 개체수를 600마리가 아닌 800마리로 추정하는 한 전문가는 "염소가 섬의 식생에 심각한 위협을 미치고 있어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도 "알리쿠디는 구조가 복잡해 접근로를 확보하고 가능한 모든 염소를 포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10년 전부터 개입이 이뤄져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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