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배출량 적지만 석탄채권 '리스크'
국내 ESG펀드 성과가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가운데 이들 펀드는 탄소배출량과 그에 따른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탄소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국내주식형 57개 ESG 펀드의 지속가능성 성과를 분석한 '2023년 하반기 ESG 펀드 지속가능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주식형 ESG 펀드의 ESG 점수가 향상되는 추세가 나타났다. 온실가스 리스크 측면에서는 국내주식형 ESG 펀드의 평균 탄소효율성이 벤치마크인 KODEX200보다 높았고, 석탄산업 투자비중은 2% 미만으로 낮았다.
2023년 12월말 기준 ESG 펀드의 ESG점수 평균은 78.16점으로, 상반기 77.26점에서 향상됐다. 보고서는 대기업들의 ESG 성과가 상향평준화되는 동시에 일부 중소기업의 ESG 공시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ESG 펀드의 ESG 성과가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가 ESG 펀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ESG 펀드의 ESG 점수와 KODEX200 대비 3개월·6개월·12개월 초과수익률 사이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같은 결과가 ESG 성과에 따른 영향이 일관되게 수익률로 반영되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서스틴베스트의 설명이다. 서스틴베스트는 ESG 펀드 공시기준에 따른 정정공시가 2024년 2월 완료됨에 따라 차기 보고서에서 ESG 펀드의 장기수익률 분석을 추가할 예정이다.
57개 ESG 펀드가 갖춘 포트폴리오의 금융배출량을 보면 2023년 12월말 기준 국내 ESG 펀드의 포트폴리오 탄소집약도는 100만원당 0.1747톤으로 100만원당 0.1879톤을 기록한 KODEX200보다 낮았다. 이는 국내 ESG 펀드의 탄소효율성이 KODEX200보다 평균적으로 높고, 탄소집약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KOSPI200의 금융배출량 중 최대 비중을 차지한 기업은 POSCO홀딩스(26.69%)였고, 2위는 삼성전자(10.60%), 3위는 LG(9.82%, 지주사로 주요 상장계열사 합산)로 나타났다. POSCO홀딩스는 KOSPI200 비중이 2.26%에 불과하나 탄소배출량은 2021년 기준 한국 전체 배출량의 11.60%로 다른 기업 대비 압도적으로 컸다.
특히 석탄산업 노출도의 경우 최근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 등 글로벌 연기금은 석탄 산업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어, 관련 기업 투자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국내 상장 기업 중 국내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을 영위하거나 이들 기업의 주요 주주인 기업들은 한국전력공사, GS, 경동인베스트이다.
KOSPI200의 석탄산업 노출도는 0.88% 수준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포함된 국내주식형 ESG 펀드 중 KCGI ESG 동반성장펀드의 석탄 산업 노출도가 GS 투자비중으로 인해 3.25%로 나타났고 그 외 펀드들의 석탄 산업 노출도는 2% 미만으로 대체로 크지 않았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국남동발전 등 비상장 발전 공기업들이 석탄 발전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어 주식보다 채권 쪽의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국내에서 ESG 펀드 공시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ESG 펀드들의 지속가능성 성과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포트폴리오의 ESG 운용실적 관리를 통해 펀드의 차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류 대표는 "작년말 미국 연준이 대형금융기관의 '기후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 원칙'을 발표하고, 올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15개 국내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연내 시행할 것으로 밝히는 등 금융사의 온실가스 리스크관리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권이 금융배출량 관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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