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소규모 워킹그룹 이견조율
플라스틱 오염대응 국제협약 4차 회의에서 '생산량 감축'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오는 11월 최종 회의에 앞서 각국은 수차례 소규모 회담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플라스틱 국제협약 제4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4)는 '생산량 감축'을 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29일(현지시간) 마무리되고 말았다. 이에 각국은 오는 11월말 부산에서 열리는 최종 회의(INC-5) 이전에 중간조정 절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르완다와 페루는 지난 25일 플라스틱의 기본 원료인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량을 2040년까지 2025년대비 40% 감축하는 발의안을 제출했다.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200만톤에서 2017년 3억4800만톤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2040년에 이르면 플라스틱 생산량은 2배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연간 1100만톤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2040년에 이르면 3배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플라스틱 생산은 기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205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탄소예산의 21~31%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탄소예산은 전세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탄소배출량 허용치를 의미한다.
르완다 수석협상가 줄리엣 카베라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5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은 3배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 정도 생산량이 되면 재활용이나 폐기물 관리 역량을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짚었다.
이에 르완다와 페루는 발의안을 통해 생산량의 기준선을 마련하고, 순환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각국의 폐기물 관리 역량과 플라스틱 생산·소비의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발의안에는 각국의 1차 플라스틱 폴리머에 대한 생산량과 수입·수출 통계를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 '1.5℃ 목표'에 부합하도록 생산량을 조정하는 조항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연합(EU), 노르웨이, 가나 등 60여개 우호국 연합(HAC)은 지지를 표명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등 석유화학 산업 규모가 큰 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생산량 감축이 아닌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 수석협상가 양샤오링은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 용이성을 고려한 제품 디자인 등 쟁점화될 여지가 적은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각국은 최종 협상위원회인 부산 INC-5에 앞서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소규모 워킹그룹 회의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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