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4개 테크기업 절감액 합치면 20조 넘어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RE100을 달성하면 15조7000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동아시아 테크기업 13곳이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했을 때 비용편익을 추계한 '테크기업 파워게임' 보고서에 따르면 13개 기업들이 2030년까지 모두 RE100을 달성할 경우 총 24조1106억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갈수록 낮아지는 반면 화석연료 발전단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화석연료 발전단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했을 때 절감되는 비용과 향후 큰 폭으로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는 탄소세를 피한데 따른 값을 합산했더니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동아시아 테크기업 13곳 가운데 한국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4곳이지만, 전력수요는 가장 많아 RE100에 따른 비용편익 1~4위가 모두 한국기업일 정도로 절감액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서울시의 3배 수준인 1억4859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 삼성전자는 총 15조7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나머지 12개 기업의 비용편익을 합친 것보다 높다. 그 다음으로 SK하이닉스가 2조3154억원의 비용편익이 발생할 수 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8842억원, LG디스플레이는 1조6689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는 예측이다. 2030년까지 국내 테크기업들이 모두 RE100을 달성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편익을 합치면 무려 20조2685억원에 달한다.
이번 보고서의 저자인 홍콩시립대학교 리앙 동 에너지환경학부 박사는 "기후위기 대응이 기업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면서 "탄소세 도입과 화석연료 가격상승 등으로 화석연료 사용의 대가가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하는 제조업체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비용절감을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건립 등 추가 전력수요에 대응을 위해 되레 화석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에 열린 제4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의 전력공급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6기 건설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공지능(AI) 열풍 속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단부터 RE100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가 LNG와 같은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기회비용 수십조원을 모두 포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TSMC가 계획대로 2040년 RE100을 달성한다면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단 가동 시점부터 이미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용인 국가산단 내 LNG 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삼성전자와 함께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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