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석탄발전소의 4배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9일(현지시간) 기후싱크탱크 엠버(Ember)는 노스요크셔에 위치한 바이오매스 발전소 드랙스(Drax)가 2023년 영국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 곳이라고 밝혔다. 드랙스는 북미에서 수입한 목재 펠릿을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로 220억파운드 이상의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받았다.
2012년 석탄에서 바이오매스로 전환한 이후 보조금을 받아온 드랙스는 지난해 1150만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영국 총 탄소배출량의 약 3%에 해당하며, 오는 9월 폐쇄될 예정인 노팅엄셔의 래트클리프온소어에 있는 영국의 마지막 석탄발전소보다 4배 더 많은 배출량이다.
드랙스는 그 다음으로 배출량이 큰 영국의 4개 발전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그런데도 2023년 드랙스는 보조금으로 5억3900만파운드를 받았다.
프랭키 메이요 엠버 분석가는 "목재 펠릿을 태우는 것은 석탄만큼 환경에 나쁠 수 있다"며 "보조금으로 바이오매스를 지원하는 일은 값비싼 실수"라고 비판했다.
드랙스는 연료로 쓰이는 나무가 발전소에서 연소될 때 배출하는만큼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왔기 때문에 탄소중립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이 회사는 더 많은 보조금을 동원해 탄소포집기술을 도입하고, '탄소포집 및 저장이 가능한 바이오 에너지'(BECCS) 프로젝트를 만들어 10년 안에 세계 최초의 '탄소 네거티브' 발전소가 될 계획이다.
IPCC와 영국 기후변화위원회를 비롯한 기후당국은 정부가 기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장기 전망에 BECCS를 포함시켰다.
드랙스 측 대변인은 '싱크탱크의 조사결과를 잘못됐다"고 일축하며 "연구진이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된 탄소회계 방식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BECCS는 안전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탄소를 제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정부 대변인도 보고서가 바이오매스 배출량 측정 방법을 "근본적으로 잘못 표현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IPCC는 엄격한 지속가능성 기준에 따라 공급되는 바이오매스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바이오매스 발전이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는지 계속해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지출을 감독하는 기관인 국가감사원은 업계가 지속가능성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목재를 전력 생산용으로 태우는 데 총 220억파운드의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경고했다.
메이요는 "전력을 위해 목재를 태우는 일은 영국의 에너지 독립을 제한하는 값비싼 위험이며 넷제로로 향하는 여정에 자리를 잡을 수 없다"며 "진정한 에너지 안보는 자국에서 생산하는 풍력과 태양광, 건강한 전력망 그리고 전력 시스템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계획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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