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긴 폭염으로 배추값이 치솟으면서 중국산 김치가 몰려오고 있다.
2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 7월까지 김치 수입액은 전년 동기대비 6.9% 증가한 약 13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전에 김치 수입액이 가장 많았던 때는 지난 2022년으로, 수입액은 약 1290억원이었다.
수입 김치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국산 김치에 비해 40% 저렴하기 때문에 외식업체나 급식업체들이 대부분 중국산 김치를 사용한다.
올들이 김치 수입량이 급증한 까닭은 국내 배추값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배추 평균 가격은 10㎏당 1만2471원으로 평년보다 11% 높았다. 특히 폭염으로 생산이 부진하던 때에는 이 가격이 2만원을 웃돌아 평년보다 30%가량 비쌌다.
올여름 배추 수급이 좋지 않은 데다, 전반적으로 식품물가가 상승하면서 식당에서 식재비 절감을 위해 수입 김치로 바꾼 영향도 있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분석이다. 중국산 김치는 지난 2021년 '알몸 김치' 사태가 발생했던 해에 7.7% 감소한 바 있다. '알몸 김치' 사건은 중국 김치공장에서 맨몸으로 김치를 절이고 씻는 등 비위생적인 현장이 동영상으로 폭로된 일이다.
중국산 김치는 2003년까지만 해도 3만톤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28만7000톤을 기록했다. 국내 김치 소비량의 14%가 수입 김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김치산업 보고서를 통해 "저가 중국산 김치 수입이 크게 늘면서 국내 김치산업 기반을 위협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국내산 김치의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에서 발효식품인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진 데다 K콘텐츠 인기까지 겹치면서 일본, 미국, 유럽, 호주 등으로 김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올 1~7월 김치 수출액은 약 12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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