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심기는 '지속가능한' 탄소감축 방법이 아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9-06 17:22:19
  • -
  • +
  • 인쇄

구글,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CO2를 제거하고자 나무심기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자연기반 탄소 저장 방법은 장기적인 방안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 메타, MS, 세일즈포스는 자연기반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공생연합(Symbiosis Coalition)을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추진하는 방식은 다름아닌 나무를 심는 일이다. 구체적인 계획으로는 황폐화된 토지에 산림을 조성하는 일 등이 있다. 줄리아 스트롱 공생연합 전무이사는 2030년까지 '고품질 자연기반 탄소 제거' 기술의 개발을 장려하고 최대 2000만톤의 탄소제거 크레딧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탄소 제거 기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2년 IPCC는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매년 200억톤의 탄소를 제거해야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네거티브 배출'(Negative emissions) 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네거티브 배출이란 대기 중 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기술로, 나무를 심는 등 자연 기반 방법도 포함된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산림 등 자연파괴가 심각해지면서 자연도 안정적인 기후완화 수단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연 기반 탄소 제거방식은 비용이 저렴하고 단기적으로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령 산림 조성은 대규모 인프라와 투자 없이도 지역사회 수준에서 추진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영구적으로 탄소를 제거하진 못한다는 점이다.

자연 기반 방식은 기술 기반 방식에 비해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기간이 짧고 격리된 탄소가 다시 방출될 위험이 더 높다. 이 때문에 포집된 탄소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모니터링하는 일도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배보다 배꼽인 셈이다.

CO2 제거·탄소 회계 전문가인 알라나 폴 박사는 "토양 탄소격리와 같은 자연 기반 탄소 제거기술은 살아있는 바이오매스에 일시적으로 탄소를 저장한다"며 이러한 방법은 자연 기반이 아닌 방법보다 신뢰성이 낮으며 산불, 집중호우,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인간의 활동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자연 기반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 자체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폴 박사는 공생연합이 탄소 회계 관련 복잡성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며 "이 프로젝트는 상당한 그린워싱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탄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기후 인프라 제공 및 재생 에너지 보급과 같이 해당 부문에 더 시급하고 관련성이 높은 일련의 개입을 추진해야 합니다"며 궁극적으로 탄소 포집이 아닌 탄소 배출 감축이 목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한은행' 지난해 ESG경영 관심도 1위...KB국민·하나은행 순

지난해 1금융권 은행 가운데 ESG경영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조사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뒤를 이었다.1일 데이터앤리서치

"AI시대 전력시장...독점보다 경쟁체제 도입해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전력수요처에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분산형 시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상공

KCC그룹, 산불 피해복구 위해 3억5000만원 기부

KCC그룹이 산불 피해복구를 위해 3억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31일 밝혔다.KCC는 2억원, KCC글라스는 1억원 그리고 KCC실리콘은 5000만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를

8년만에 바뀐 '맥심 모카골드' 스틱...친환경 디자인으로 변경

맥심 '모카골드'와 '슈프림골드' 스틱이 8년만에 친환경 디자인으로 바뀌었다.동서식품은 커피믹스의 주요제품인 '맥심 모카골드'와 '맥심 슈프림골드'

LG U+, CDP 기후변화대응 부문 최고등급 '리더십A' 획득

LG유플러스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의 2024년 기후변화대응 부문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등급'을 획득했다고 31일 밝혔다.CDP는 매년 전세계

코오롱ENP, 에코바디스 ESG 평가서 '상위 1%'

산업용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전문기업 코오롱ENP가 세계적 권위의 ESG 평가에서 '상위 1%' 등급을 획득했다. 코오롱ENP는 글로벌 ESG 평가기관 에코바디스(E

기후/환경

+

"1.5℃ 기후목표에 매몰되면 농경지 12.8% 감소할 것"

1.5℃ 기후목표 달성을 위한 전세계 정책이 전세계 농경지 면적을 약 12.8% 줄이는 결과를 초래해 식량 위기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산불이 끝이 아니다...비오면 산사태 위험 200배

경북 대형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산사태라는 또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3개월 뒤 장마철과 겹치면 나무가 사라진 산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

작년 이상고온 103일 '열흘 중 사흘'..."기후위기 실감"

지난해 열흘 중 사흘가량이 '이상고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은 절반 이상이 이상고온 상태였다.정부가 1일 공개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

경북산불 연기 200㎞ 이동했다...독도 지나 먼바다까지

경상북도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가 강풍을 타고 최초 발화지에서 최소 200㎞ 넘게 떨어진 동해 먼바다까지 퍼졌다.1일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와 대구

경북산불 피해 '눈덩이'...3700여채 불타고 3300명 터전 잃어

경상북도 북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 3700여채가 불에 타고 주민 3300여명이 귀가하지 못하는 등 산불 피해규모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1

벌써 나타난 '빨간집모기'...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가 벌써 나타났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지난 27일 제3급 법정 감염병인 일본뇌염 주의보를 전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