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필리핀 북동 약 630㎞ 해상에서 발생한 제18호 태풍 '끄라톤'(KRATHON)의 이동경로가 매우 불확실하다. 당초 끄라톤은 한반도로 북상하거나 일본으로 꺾일 것으로 예측됐지만 현재 중국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끄라톤은 30일 오전 3시쯤 타이완 남쪽 약 580㎞ 해상에서 중심기압 99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0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시속 14㎞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다. 이 경로대로 이동하면 오는 10월 1일 중심 풍속이 초속 45m에 이르는 슈퍼태풍으로 발달해 3일쯤 타이완을 지나간다. 끄라톤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 과일의 일종이다.
기상청은 끄라톤이 중국 내륙에 자리한 고기압에 이끌려 북서진하다가 방향을 틀어 타이완 동쪽으로 북동진하는 '갈 지자' 행보를 보이다가 오는 5일 오전 3시께 타이베이 북동쪽 500㎞ 해상인 제주 남쪽 먼바다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때 태풍이 몰고오는 수증기가 한반도에 머무는 찬 공기와 만나면서 10월 5~6일 남부와 동해안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한반도가 끄라톤의 직접 영향권에 들 것인가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예보를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나라 기상모델들을 살펴보면 끄라톤의 경로가 제각각이다. 그만큼 끄라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경로라는 의미다.
독일예보센터(ICON) 모델은 끄라톤이 서쪽으로 이동해 10월 2일 대만 남부에 상륙한 뒤 북동진하면서 대만을 관통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 태풍은 5일 대만~오키나와 열도 일대를 향해 북동진하다가 6일 방향을 서쪽으로 꺾어 중국 윈저우시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반면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과 미국(GFS) 모델은 끄라톤이 2일 대만을 상륙한 다음에 그대로 관통하면서 힘이 빠져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끄라톤의 이동경로는 현재까지 통일되지 않을 정도로 예측이 불확실하다. 다만 '매우 강'한 세력으로 대만에 접근할 것은 확실하다. 대만에 상륙하게 되면 세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우리나라가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확률이 낮아지게 되고, 대만 해상을 따라 이동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직접 영향권에 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상청은 "4, 5일 후 태풍 위치가 유동적일 수 있으니 이후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어쨌거나 10월 4일께 저기압이 제주·부산 등 남부지역까지 길게 늘어지면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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