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상이변이 급증하는 가운데, 기상청의 예보 품질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야 양측에서 기상청 예보관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임이자 국회의원이 11일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호우특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올해 9월까지 '호우특보' 발령 건수는 526건에서 942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장마 기간 동안 '호우특보'는 178건에서 454건으로 2.6배 늘었고 3시간 동안 강우량 60㎜ 이상 기록시 발령되는 호우주의보는 133건에서 330건으로 2.5배 늘었다. 시간당 100㎜ 이상 '극한호우'가 쏟아진 것은 2019년 1회에서 올해 9회로 증가했다.
이처럼 기상이변에 따른 비 내리는 날이 급증하면서 기상청 예보관 1인당 특보 발령횟수도 2019년 기준 4건에서 지난해 8.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올해 9월에도 6.7건으로 1.6배 가량 증가했다. 전국적인 집중호우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예보관 수는 132명에서 수년간 정체되어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환경노동위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예보관 초과근무 현황'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본청 예보관의 시간외근무 시간이 월평균 17.8시간, 휴일근무 19.5시간, 야간근무 60.8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상청 본청 직원들의 2023년도 평균 시간외근무 시간인 9시간의 2배에 달한다. 야간근무가 60시간이 넘는 이유는 4개조 교대근무를 하는 예보관 업무특성 때문이다.
기상이변이 증가하면서 업무 부담도 커져가고 있다. 예보관의 2020년 월평균 시간외근무 시간은 13.1시간인데 반해 2021년에는 14.3시간, 2022년에는 15.8시간, 2023년에는 17.8시간으로 늘었다. 기상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예보관 현업 근무 희망자 결과를 보면 올해의 경우 전체 140명 가운데 49명인 35%만이 예보관 근무를 재희망할 뿐이었다.
예보관 한명에게 부과되는 업무량이 많아지면서 예보의 질도 떨어졌다. 실제로 올해 장마기간 전체 '비가 내린다'고 예보한 27일 중 온다고 했다가 안오거나 강수량 예측구간이 벗어난 경우 등 예보가 빗나간 날이 16일로 전체 예보의 60%를 차지했다. 또 최근 5년간 7월 '강수유무정확도'는 85.7에서 77.0으로 낮아졌고, '강수적중률'은 0.67에서 0.63으로 떨어졌다.
기상청 내부적으로 예보관 근무여건이 악화되면서 기상청은 행정안전부에 예보관 인력 1개조를 더 충원하는 방안을 꾸준히 요청해왔으나, 매년 거절당하고 있다.
박정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아본 부처별 공무원 증감원 내역을 분석한 결과, 기상청과 규모가 비슷한 조달청, 방위사업청, 산림청, 특허청, 병무청 등 5개청 중 2022년부터 최근까지 가장 많이 증원된 조달청의 경우에도 25명에 불과했다. 특허청은 9명 감원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상청의 32명 증원은 무리하다는 해석이다.
박 의원은 "기상청 예보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마련한 교육과정이 대상자들에겐 근무부담 때문에 기피되는 상황은 문제"라며 "기후위기시대 기상관련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조직 전체의 진단을 실시해 교육과정을 신속히 정상화시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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