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경제국들이 저렴한 재생에너지 모듈과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 RMI가 발간한 'Powering Up the Global South'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신흥경제국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 성장세가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보다 훨씬 빠르다.
보고서는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을 '글로벌 사우스'로 북미, 유럽, 호주, 동아시아 등을 '글로벌 노스'로 구분해 재생에너지 비중 등을 비교했다. 중국과 중동, 유라시아의 석유지역은 이미 유럽보다 1인당 에너지 수요가 높아 별개의 그룹으로 분류했다. 글로벌 사우스는 전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한다.
RM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신흥경제국들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연평균 23% 성장했으며, 이는 선진국의 11%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멕시코, 브라질, 모로코 등 신흥경제국의 17%는 이미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있어 선진국들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 중이다.
아직 절대량을 비교하면 개발도상국이 선진국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더 적지만, 재생에너지 기술의 급격한 비용 하락 덕분에 이후 10년이 지나면 발전량이 역전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태양광과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브라질과 인도 등 중위소득 국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처럼 신흥경제국의 재생에너지 성장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대부분의 신흥경제국들이 적도에 가까워 일조량이 풍부하고, 화석연료 인프라가 덜 발달됐기 때문에 발전원 전환 장벽이 낮은 편이다. 또 선진국의 로드맵을 참고해 효율적인 전환 계획을 세울 수 있던 것도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산 재생에너지 기술 도입을 경계하는 북미, 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과 달리 개방적이어서 경제적 효율성이 뛰어나다. 지금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기술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RMI 보고서 공동저자 비크람 싱은 "신흥경제국은 더이상 선진국 자원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저렴한 기술을 차단하는 건 해당 부문의 추가적인 성장을 오히려 방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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