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국내 문학책 판매량과 대여량이 껑충 뛰었다.
18일 예스24에 따르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한강 작가의 작품 외에도 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9.3%나 증가했다.
김주혜에게 '2024 톨스토이' 문학상을 안긴 '작은 땅의 야수들'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무려 117배나 늘었다. '2022 부커상' 국제부문 1차 후보로 선정됐던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도 52배 증가했다.
한강이 직접 언급하면서 알려진 책들도 판매량이 폭증했다. 한강이 스웨덴 한림원과 전화 인터뷰에서 언급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전년보다 35배 더 많이 팔렸다. 아버지 한승원 작가에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메리 올리버 산문집 '긴 호흡'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올리브 키터리지'도 큰 폭으로 판매가 늘었다.
또 한강이 과거에 언급했던 책들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4년 한강이 공개한 '내 인생의 책 5권'인 임철우 단편소설집 '아버지의 땅', 파스테르나크 자전적 에세이 '어느 시인의 죽음', 보르헤르트의 유작 '이별 없는 세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판화가 카테리네 크라머가 쓴 평전 '케테 콜비츠'의 총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배 늘었다.
한강이 최근 읽었다고 밝힌 조해진 소설 '빛과 멜로디'도 138.9%, 김애란 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93.4% 판매가 증가했다. 예스24 관계자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독자들이 다른 책들도 함께 구매하며 오랜만에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량뿐만 아니라 대여량도 크게 증가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전국 공공도서관의 대출현황 분석 결과,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한강 작가 저서를 대출한 사례가 총 1만1356건에 달했다. 문학상 수상전에는 닷새간 평균 800건 정도였는데, 14배나 늘어난 셈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한강 작가의 저서가 1분당 3권꼴로 대여되고 있다"며 "도서관 이용률도 크게 높아져 덩달아 다른 책들의 대여율도 조금씩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 평균은 2023년 기준 3.9권이며, 이마저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조사에 따르면 성인 60%는 1년동안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이 기류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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