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째 산불에 시달리던 의성에 드디어 반가운 단비가 쏟아졌다.
경북 의성군 의성읍에는 27일 내릴 것으로 기대했던 비가 온종일 아무 소식이 없다가 오후 6시 15분쯤 천둥소리와 함께 굵은 빗방울을 퍼부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순간 모두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의성읍 경북 의성지역자활센터 2층에 차려진 산불 현장 지휘 본부에서는 갈채가 쏟아졌다. 산림청 관계자들은 기상청 레이더 차량 앞으로 달려와 파란 비구름을 확인했다. 의성군청 주변을 지나던 의성 주민은 빗줄기를 내리 맞으며 기뻐했다.
아쉽게도 이 비는 10여분 쏟아지다가 그쳤다. 이 때문에 환호성은 아쉬워하는 탄식으로 바뀌었다. 산불이 휩쓰고 있는 경북 북부는 이 시각 대체로 흐린 가운데, 청송에 오후 7∼8시, 영덕에 오후 8시 각각 비 예보가 돼 있다. 안동과 영양은 흐린 상태다.
이번 비가 활활 타오르던 산불의 기세를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2일 성묘객의 실화로 시작된 의성 산불은 안동을 거쳐 영양과 청송, 영덕 등으로 번지면서 역대급 피해를 낳았다. 불씨를 퍼나른 것은 초속 27m에 이르는 강풍이었다. 이리저리 불어대는 바람은 불씨를 수킬로미터까지 옮기는 역할을 하면서 삽시간에 피해범위를 넓혔던 것이다.
산불영향구역 규모는 3만3204㏊로, 지금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이번 산불 피해 면적은 역대 최고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산불 이전 가장 많은 산림 피해를 낸 것은 2000년 강원도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로, 당시 2만3794㏊가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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