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 상호관세 26%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정부와 지방자체단체, 금융권이 일제히 수출기업 피해를 막기 위한 금융지원에 나섰다.
이날 중소기업벤처부가 관세청과 공동으로 마련한 '수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수출 중소기업의 관세 파고를 넘기 위해 두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수출 중소기업의 긴급한 관세 대응을 위한 '수출 바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수출바우처 사업의 일환으로 290억원 규모로 운영되며 신청한지 한달 내에 신속히 지원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이뤄진다. 750개 기업을 대상으로 대체 시장 발굴과 공급망 확보, 관세 분쟁 해결 등을 지원한다.
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는 중소기업은 오는 10일부터 수출바우처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중기부는 관세청과 중소기업 관세 대응을 위한 긴밀한 협력체계도 꾸리기로 했다. 지방중기청과 전국의 본부세관을 핫라인으로 연결해 원산지 증명과 품목분류 등 수출 중소기업에 필요한 관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국 세관에 배치된 공익관세사를 수출 중소기업과 연계해 전문적 관세 상담을 지원하고 관세청이 추천한 우수 중소기업을 중기부 수출지원사업에 우선 참여시키기로 했다.
경기도는 도내 수출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긴급 특별경영자금을 저리융자 형태로 지원하기로 하고 기업 지원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별경영자금은 기업당 최대 5억원씩 시중 금리보다 2.5%포인트 낮은 금리로 5년간 지원된다. 수출 피해 기업의 경우 최장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
도는 '경기도 트럼프 관세 대응 TF'를 운영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도내 자동차 관련 수출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다.
아울러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도 수출 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마련 중이다. 경과원은 먼저 대미 통상환경 리스크 긴급 대응을 위해 환 변동에 노출된 중소기업 100곳에 20억원의 보험료를 지원한다.
기업과 연계해 판로 개척을 돕는 수출거점인 경기비즈니스센터(GBC)도 연내 6곳 추가로 설치한다. 대상 지역은 캐나다 밴쿠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폴란드 바르샤바, 미국 댈러스, 칠레 산티아고 등이다. 경과원은 이들 신규 GBC를 통해 미국에 의존하던 수출시장을 유럽, 중동 등으로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수원시도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수출보험 지원 사업 대상을 종전 20개 기업에서 100개 기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수출 운송 간소화 사업(30→100개사),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사업(169→202개사) 등 종전 지원사업도 대상을 늘려 추진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대미 수출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한 정책자금 100억원을 신설해 미국에 직·간접 수출실적을 보유한 기업당 최대 5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또 수출기업당 200만원의 물류비 지원, 수출보험 8종, 수출보증 6종, 수입보험 2종에 가입할 수 있는 수출보험료를 확대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충북도는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육성자금을 4950억원에서 5120억원으로 확대하고, 동남아·인도 등으로 수출 판로를 넓히기 위해 전시회 조기 참가 등의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제통상과, 청주상공회의소 등이 참여하는 애로신고센터도 운영해 기업 맞춤형 상담을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이 총 6조원의 금융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존 운영 중인 '주거래 우대 장기대출'의 3조원 증액에 더해 3조원 규모의 '금리우대 대출'을 신규로 추가 지원하며, 빠른 심사를 통해 신속히 필요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관세 피해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기업에 대해서는 원금상환 없이 기한연장, 분할상환 유예, 금리감면, 신규자금 지원 등 다양한 금융혜택도 병행한다.
관세 조치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업체의 운전자금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240억원 규모의 신규 보증협약을 4월중 체결할 예정이며, 업종별 핀셋 지원방안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실적 감소로 무역금융의 융자한도 산출이 불가·부족한 중소기업의 융자한도 예외 적용 및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되는 기업의 등급하향 유예 등도 검토키로 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 금융지원도 실시한다. 내수 부진 및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최대 1.9%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30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이 지원되며, 지역신용보증재단 추가 출연을 통해 보증서 대출 공급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지난 1월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체결한 총 7000억원 규모의 '2차 수출패키지 우대금융' 업무협약을 통해 수출보증·보험료 100% 지원, 외국환 수수료 및 환율 우대 등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위한 금융지원도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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