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홍차나 녹차 한잔이 물속 중금속을 제거해 심장병 및 뇌졸중 발병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비나야크 드라비드 박사연구팀은 찻잎을 우려내는 동안 찻잎이 물에서 중금속 이온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10ppb(EPA의 납 기준치)부터 10ppm(100만분의 1)의 고농도 수준까지 다양한 농도의 납 용액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용액을 85°C로 가열하고,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로 만든 홍차, 녹차, 우롱차, 백차와 허브차인 루이보스차, 캐모마일차 등 여러 종류의 찻잎을 수초에서 4시간까지 우려냈다. 그리고 각 컵에 남은 납의 잔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찻잎은 납뿐만 아니라 카드뮴, 크롬, 구리, 아연 등 다른 중금속도 흡착시켜 제거하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홍차와 녹차가 중금속 제거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홍차와 녹차를 5분간 우려낸 결과 용액에서 납이 약 15% 제거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백차와 허브차는 비교적 효과가 떨어졌다.
또 우려내기 전에 찻잎을 곱게 갈아서 사용하면 효과가 약간 향상됐다. 이는 표면적이 넓어져 납 이온이 찻잎에 부착할 면적이 늘어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찻잎을 오래 우려내면 납이 더 많이 흡착되지만, 차를 오래 우릴수록 맛이 더 쓰게 되어 추천하진 않는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티백 종류가 중금속 제거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도 실험했다. 나일론과 면 티백은 납을 제거하지 못했지만, 셀룰로스 또는 펄프 소재의 티백은 납 제거 효과가 있었다.
드라비드 박사는 차가 탄닌과 카페인 등 다양한 성분을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차가 역으로 무언가를 흡수할 것이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찻잎이 기존 정수 방법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차를 끓여 납의 15%를 제거하고, 하루 음료 섭취량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의 차를 마신다면, 차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납 섭취량을 3%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차 섭취와 심장질환, 고혈압, 뇌졸중 등의 발병률 감소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며, 이를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ACS 식품과학 및 기술(ACS Food Science and Tech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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