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와 요리도 '척척'…휴머노이드, 인간 일상의 조력자 될까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2 08:30:02
  • -
  • +
  • 인쇄
[AI 휴머노이드, 어디까지 왔나 ④]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자료=테슬라)

청소기 돌리고 설거지하고 빨래를 개는 '가사도우미 로봇'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테슬라, 원엑스(1X), 메타 등 주요 기업들이 가정에서 활용 가능한 휴머노이드 시제품을 잇달아 공개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최근 자신이 직접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의 가사노동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옵티머스는 냄비를 저어 요리를 돕고,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책상을 청소하며, 진공청소기를 작동시키고 커튼을 여닫는다. 이전 세대보다 동작이 훨씬 유연하고 사람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옵티머스는 사전에 입력된 동작만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람의 동작 영상을 학습해 스스로 집안일을 익히는 구조다. 테슬라 엔지니어 밀란 코박은 "사람의 영상을 보고 배운 동작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올연말에 수천대 생산할 계획이다. 또 4년 내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노르웨이 1X의 가정용 휴머노이드 '네오 감마' (자료=1X)

노르웨이 기업 1X는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 감마(NEO Gamma)'를 올초 공개했다. 이 로봇은 귀 부분에 감정 표현 LED를 탑재해 소리에 반응하고, 사람처럼 걷고 팔을 흔들며 동작한다. 무릎을 굽혀 바닥의 물건을 줍고, 의자에 앉거나 장바구니를 대신 들어주는 것도 가능하다.

1X는 '네오 감마' 로봇에 자사가 개발한 언어모델과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해 사람의 동작을 관찰하고 그대로 따라 하도록 설계했다. 실제 사람의 동작을 모션캡처 데이터로 수집하고, 로봇이 이 데이터들을 실시간 제어해 유연한 가사 수행이 가능하다.

▲메타 '파트너' 연구로 개발되고 있는 로봇 (자료=Meta AI Touch)

메타는 연구 프로젝트 '파트너(PARTNR)'를 통해 로봇이 수행 가능한 집안일 10만개를 뽑아 실험하고 있다. 장난감 정리, 접시 닦기, 물컵 나르기 등 5819개의 실제 사물과 60개 가정의 상황을 기준으로 로봇에게 자연어 기반 지시를 내리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메타는 직접 하드웨어를 만드는 대신,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해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로봇계의 안드로이드'를 지향하고 있다.

이처럼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 대신 집안일을 수행할 수 있다면 고령자·1인 가구 등 노동력이 부족한 가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집안일에 쓰는 시간을 줄여 개인의 여가와 창의적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지능형 촉각 시스템이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 (자료=중국과학원)

이 가능성의 핵심에는 정교한 제어 시스템과 촉각 피드백 기술이 있다. 최근 중국과학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인간 피부처럼 압력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지능형 촉각 시스템(IITS)'을 탑재해, 종이컵·풍선·생물 등을 손상없이 집는 데 성공했다. 센서가 압력을 실시간 감지해 임계값을 넘기면 로봇 팔이 멈추는 구조다.

이 시스템은 다채널 센서로 구성된 전자피부, 실시간 데이터 처리 칩, 피드백 제어 알고리즘으로 구성되며, 이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은 케이크, 종이컵 등 손상이 쉬운 물건들을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 로봇은 압력에 따라 자동으로 멈추는 '폐회로 제어'를 통해 유연하고 섬세한 동작을 구현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로봇이 집안일을 도우려면 단순 동작뿐 아니라 물체를 판단하고 상황을 이해하는 종합적 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최근 휴머노이드들은 시각·촉각을 통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연구를 통해 로봇이 접촉할 물체의 재질·무게·형태를 인식하고 이에 따라 최적의 힘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기술 진화가 진행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점점 더 인간의 일상으로 깊게 들어오고 있다. 실용화와 대량 보급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지만 '가사 도우미 로봇'이 우리를 대신하게 될 날은 머지않아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