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머노이드는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공지능(AI)과 결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작업을 넘어서 상황을 인식하고, 대화하며, 결정까지 내릴 수 있는 '생각하는 기계'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로봇은 기계적 팔과 다리만 가진 존재가 아니라, 두뇌와 인격까지 갖춰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구글 딥마인드가 6월 공개한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Gemini Robotics On-Device)'가 있다. 구글에서 개발한 AI '제미나이'가 인터넷 연결없이 로봇 자체에서 작동하는 모델로, 시각과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며 물리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클라우드 연결이 없이 작동이 가능해서 반응 속도와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는 단 50회 정도의 시연만으로도 새로운 작업을 학습한다. 사용자가 로봇에게 "가방을 열어줘"라고 말하면, 실제 가방의 지퍼를 열고 안에 있는 물건을 꺼내는 복합 동작을 수행한다. 특정한 명령어를 입력할 필요없이, 자연어로 지시하면 로봇이 알아듣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칼로스3세대학 연구팀도 중국 AI 딥시크(DeepSeek-R1) 언어모델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 'TEO'를 개발해, 사람과의 음성 대화를 완전히 오프라인으로 구현했다. "TEO야"라고 부르면 로봇이 "듣고 있어요"라고 응답하는 등 사용자의 질문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대답하며 대화가 가능하다. 이 모든 과정은 로컬 GPU 서버에서 돌아가며,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자연스러운 소통이 가능하다.
또 질문의 어조나 문맥을 분석해 상대방의 의도까지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먼저 말을 꺼내거나 동작을 취한다. TEO는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으로 답하기도 한다. 음성과 제스처가 통합된 이 방식은, 로봇이 인간처럼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AI 탑재 휴머노이드가 이미 상용화된 사례도 있다. 미국 리치테크 로보틱스(Richtech Robotics)는 엔비디아 기반 AI를 탑재한 로봇 바리스타 아담을 개발해, 미국 대형마트 월마트 매장들에 배치했다. 고객이 다가오면 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커피 제조과정을 설명하며 음료를 만든다. 다국어 음성 응대와 터치스크린 주문, 자동결제 기능까지 갖췄다.

이 로봇은 하루 200잔을 만들 수 있으며, 사람과 협업도 가능하다. 병 음료나 간식은 매장 직원이 판매하고, 커피나 차는 로봇이 만든다. 리치테크는 이 로봇이 인건비를 최대 30%까지 줄이고, 고객경험을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쉬지 않고 일하면서도 한결같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최신 AI는 단순명령 수행을 넘어서, 주변 상황과 맥락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갖췄다. 시각, 청각, 텍스트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며, 카메라로 사람의 표정을 읽고, 음성으로 감정을 판단한다. 로봇은 이제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특히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의료현장이나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재난환경에서 유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와 'TEO'처럼 오프라인 AI를 탑재한 로봇은 모든 연산을 내부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와 신뢰성이 동시에 확보된다.
이처럼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는 단순히 외형만 사람을 닮은 것이 아니다. 이제는 사람처럼 말하고, 감지하고, 스스로 계획하고 행동하는 '인간 닮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인간의 표정·목소리·몸짓을 해석하고, 필요하면 먼저 말을 걸고 움직인다. 인간이 만든 기계에, 인간급의 두뇌와 인격이 깃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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