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산업어선의 70% 이상이 위치추적장치(GPS)를 끄고 활동하는 '어둠의 어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조업이 금지된 해양보호구역(MPA)까지 침범하고 있었다.
비영리단체 글로벌피싱워치(Global Fishing Watch)는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제니퍼 레이너 교수팀과 함께 위성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이들의 실태를 추적해 24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레이더는 구름을 통과해 바다 위 금속 물체를 감지할 수 있어, 기존 위치신호시스템을 끈 배도 포착 가능하다.
제니퍼 레이너 교수팀은 산업어업을 금지한 보호구역 1388곳을 분석해보니, 위성 관측 당시 10만km2당 평균 5척의 어선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보호구역임에도 명백한 조업 정황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보호구역 30%에서는 연간 하루 이상 조업 흔적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실제 수치는 더 많을 수 있다"며 "감시 인프라가 부족한 중남미·아프리카 연안에선 위치신호 없이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전체 면적 35만km2 중 약 3분의 1이 어업 금지구역이지만, 위성분석 결과 연간 900시간의 어업활동이 감지됐다. 인도양 차고스제도 보호구역에선 그보다 넓은 해역에서 2700시간, 약 112일간의 조업 흔적이 포착됐다.
프랑스 몽펠리에대학교 라파엘 세갱 박사과정 연구팀은 보호구역 6000곳을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산업어선의 3분의 2가 위치신호를 끈 상태로 활동 중이며, 보호구역의 절반 이상에서 산업어업 흔적이 발견됐다.
세갱은 "조업 실적이 적은 먼 바다나 연안 외곽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경우가 많아 실제 규제 효과는 크지 않다"며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보호구역'이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금지 어업 방식도 무력화됐다. 프랑스 카마르그 보호구역에선 저인망어업이 금지돼 있지만, 해당 수단으로 조업이 이뤄진 흔적이 사실상 100%였다. 규제 표기는 존재하되, 현장 적용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캐나다 달하우지대학교 보리스 웜 교수는 "갈라파고스처럼 강력히 보호된 해역에선 어족자원이 회복되고 인접 어업에도 도움이 된다"며 "위성 분석은 해양에서 벌어지는 인간 활동을 처음으로 드러낸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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