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들어 유럽은 산불로 63만헥타르(ha)에 이르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 이는 제주도 면적의 약 3.4배에 달하는 크기다.
21일(현지시간) 유럽 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올해 유럽에서 산불로 소실된 면적은 약 63만ha(약 6300㎢)로, 전년 피해면적 18만9000ha의 3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발생건수도 지난해보다 50%가량 늘어난 1600여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8월 9일부터 시작된 스페인 산불은 2주일 가까이 지속되면서 38만2600ha를 불태웠고,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소 21만6200ha의 숲을 불태웠다. 이 두 나라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면적만 59만8800ha에 달한다. 현재까지 유럽 산불 피해면적의 95%가 최근 2주간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과 포르투칼에서 발생한 것이다. 앞서 발생한 산불은 8월초 프랑스 남부에서 발생한 산불로 1만6000ha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지난 7월에는 그리스와 튀르키예 산불로 약 2만ha가 불탔다.
유럽 산불이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원인은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폭염 때문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지난 8월 17일 낮 최고기온이 45℃에 달하는 등 연일 40℃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8월에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무려 1100여명에 달할 정도였다. 포르투갈 역시 산불이 발생하기전부터 40℃ 넘는 폭염에 시달렸다. 프랑스와 그리스 역시 살인적인 폭염을 겪은 이후 산불이 발생했다.
영국 레딩대 국립대기과학센터 과학자 악샤이 데오라스는 폭염으로 토양과 식물이 바싹 말라붙어 "보이는 모든 것이 불쏘시개로 변했다"며 "기후변화로 폭염이 더 강렬하고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가 산불이라는 재앙을 몰고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폭염은 현재 유럽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온난화 영향으로 지중해 해수온이 상승했고, 그 영향으로 유럽 상공에 고기압 세력이 발달하면서 장기간 정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기압에 의해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육지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빌프랑슈-쉬르-메르 해양학 연구소 장피에르 카투소 연구소장은 "지중해 수온이 10년마다 0.4℃씩 상승하고 있으며, 추후 지중해의 '열대화'로 이어지고 산발적인 해양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스페인 기상청은 지중해 상에 발생한 저기압 영향으로 며칠 동안 습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불길이 약해질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소방청은 "가뭄에 말라붙은 풀들이 산불의 기세를 계속 키우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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