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가 점점 더 고온건조해지면서 탄소 흡수원인 열대우림이 역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호주 연구진은 호주 퀸즐랜드주의 열대우림이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바뀌었다고 보고했다. 산림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세계 최초다.
나무는 자라면서 탄소를 저장하고, 죽은 후 썩을 때 방출하는데, 새로 자라는 나무보다 죽는 나무가 더 많아지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탄소 흡수원으로 여겨지는 열대우림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것보다 더 많이 흡수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면 또 그만큼 흡수량이 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약 50년에 걸쳐 퀸즐랜드 전역의 산림 1971곳에서 1만1000여그루의 나무를 추적 분석한 결과, 숲의 탄소배출량이 흡수량을 넘어서는 현상은 약 25년 전부터 나타났다. 분석은 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토양과 뿌리의 영향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열대우림의 변화가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 수석저자인 한나 칼 웨스턴시드니대학 박사는 "산림이 이런 변화를 보이는 경우는 세계 최초"라며 "호주의 열대림은 다른 대륙의 열대림에 비해 기후 조건이 약간 더 따뜻하고 건조해 이러한 현상이 비교적 먼저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칼 박사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세계 다른 열대림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아드리엔 니코트라 호주국립대학 교수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호주에서 일어난 현상이 다른 열대림에서도 발생할 경우, 글로벌 기후모델, 탄소예산 및 기후정책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대부분의 기후모델과 정책은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안정적이라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데이비드 캐롤리 호주 멜버른대학 명예교수는 "다른 열대우림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관찰된다면 기후 예측이 미래의 지구온난화를 과소평가한 셈"이라며 "숲의 탄소 흡수력이 감소한다는 것은 배출량 감축이 훨씬 더 어려워지고, 그만큼 화석연료를 더 빠르게 폐지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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