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 코팅제나 일회용 포장지 등 생활용품에 흔히 쓰이는 화학성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덴마크의 공동 연구진은 파상풍과 디프테리아 백신을 맞은 후 화학성분인 과불화화합물(PFAS)에 노출된 어린이들의 항체량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신이 의도한 수준의 항체량이 형성돼야 하지만, PFAS가 그 수를 감소시켜 예방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필리프 그랑장 하버드 의과대 환경보건학 교수는 "현재 단계에서는 PFAS가 코로나19 백신 효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위험요인인 것은 맞다"면서 "최선의 결과가 있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NA 유전물질을 이용한 백신도 PFAS의 영향을 받는지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디프테리아나 파상풍 백신과 유사한 여러 코로나19 백신 후보는 PFAS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PFAS는 1940년대부터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여 온 화학성분이다. 물이나 기름을 흡수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방수 원단, 프라이팬 표면, 음식 포장지, 전자기기, 플라스틱 용기 등 거의 모든 제품에 사용된다.
인체에서 소량 검출되기도 하는 PFAS는 간을 손상하고 불임, 암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전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그랑장 교수는 "PFAS에 많이 노출된 사람은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신을 네 차례 맞은 뒤에도 형성된 항체량이 매우 적고 예방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도 이와 유사하다면 PFAS가 예방효과를 저해할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장담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앤드루스 환경업무 그룹의 수석 과학자는 "PFAS가 우리 인체의 건강과 면역력에 갖고 있을 영향력이 우려스럽다"면서 "PFAS 노출은 시급히 들여다봐야 할 공중보건 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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