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온라인 수업...청각장애 대학생들 '속앓이'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8:36:20
  • -
  • +
  • 인쇄
자막없는 실시간 강의에 어려움..."가이드라인있지만 학교자율"

"줌(ZOOM)으로 출석 부를 때, 교수님 입 모양보고 대답하거나 학우들이 대답 안하면 눈치보면서 작게 대답하고 그랬어요. 실시간 강의를 할 때마다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것 같아요." 

올해 한양대학교에 입학한 청각장애인 A씨. 2학기가 됐지만 1학기에 비해 온라인 수업방식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여전히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교의 온라인 수업이 1학기에 이어 2학기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청각장애 대학생들은 여전히 학습권을 침해 받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실제로 A씨가 다니는 한양대 장애 학생에 대한 교수 학습 지원을 살펴보면 주요 내용에 자막이 전혀 없다. 한양대는 자막 대신 선 수강, 대필-타이핑 도우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속기사 자격증이 없는 대학생들이 하는 도우미 활동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학생에 대해 온라인 학습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를 꾸준히 제기해온 한국농교육연대 호예원 대표는 "2학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속기 지원과 수화통역은 어느 정도 교육적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직 전문성과 정확성이 많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국립특수교육원은 지난 8월 29일 각 대학에 '2020년 2학기 원격수업 대비 장애 대학생 지원안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오상엽 고려대학교 장애 학생인권위원회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에 있는 대부분의 항목은 권장이나 고려, 협조 등 각 대학과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청각 장애학생들에게 당장 절실한 도움은 전문도우미 충원인데 재정은 어떻게 마련하고, 인력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안은 다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대학 자막 및 수화 제공 일반 도우미 지원 전문 속기사 지원
서울대학교 o o o
연세대학교 o o o
성균관대학교 o o o
서강대학교 o o o
한양대학교 x o x
중앙대학교 o o o
이화여자대학교 o o o
한국외국어대학교 x o x
건국대학교 o o o
서울시립대학교 x o x

전문 속기사를 지원하는 대학도 있었다. 경기과학기술대학교는 현재 속기사협회에서 추천받은 전문 속기사를 고용해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과학기술대학교 장애학습지원 김태훈 센터장은 청각 장애학생과 상담을 통해 전문속기사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 속기사를 고용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전문속기사들은 보통 1시간에 2~3만원을 줘야한다. 학생 1명이 19학점을 듣는다고 가정했을 때 한 학기에 약 700만원이 든다. 이는 한 학기등록금 330만원(경기과학기술대학교 기준)을 훨씬 넘는 비용이다.
 
국가 평생진흥원에서 장애 대학생 교육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속기사 고용시 최대 8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김태훈 센터장은 "감사와 집행절차가 까다로워서 많은 대학이 지원제도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원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속기나 수화를 지원하는 대학은 그나마 나은 경우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청각 장애학생들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글/박유민 대학생 기자 (뉴스트리 아카데미 1기 수료생)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현대차, 中업체와 손잡고 인니 EV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순환경제 거점을 마련한다.현대차그룹은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화유리사이클)'와 12일 서울 양재

국민연금 기후 주주관여 '반토막'…대상 기업 29개에서 13개로

기후리스크가 주요 투자위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기후관련 주주관여 활동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기후는 핵심 재무리스크"…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논의

금융위원회가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후관련 원칙과 지침이 사실상 빠져있다는 지적이 국회 토

KCC, 서초구 주거환경 개선 힘쓴다...9년째 맞은 '반딧불 하우스'

KCC가 서초구와 손잡고 올해도 지역사회 주거환경 개선에 나선다. 양 기관은 2026년 '반딧불 하우스'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9년째 이어

'CDP 환경평가' A등급 받은 국내 기업들은 어디?

현대자동차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기후변화 부문 평가에서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을, 물관리 부문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평가대상인 292

기후/환경

+

봄 건너뛰고 초여름?...美서부, 3월에 30℃ 이례적인 봄날씨

미국 서부지역에 이례적인 3월 폭염이 예보되면서 봄철 기온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

커피값 또 오르나?...기후변화에 브라질 커피벨트 '물폭탄'

브라질 커피 생산의 중심지에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극단적 강우가 더욱 심해질 수

호주, 석탄광산 채굴 2038년까지 연장…1.5℃ 기후목표 '흔들'

호주에서 대형 석탄광산의 채굴기간 연장이 승인되면서 1.5℃ 기후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퀸

[주말날씨] 드디어 '봄이 왔다'…일교차는 15℃ 이상

이번 주말부터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완연한 봄날씨를 만끽할 수 있겠다. 다만 일교차는 매우 커서 감기 조심해야 한다.토요일인 14일에는 이동성 고기

온난화로 심해까지 '뜨끈'...미생물은 오히려 활발해진다?

온난화가 심해까지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 미생물 일부가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있을 가

기후변화에 전쟁까지 '겹악재'...이란 '물부족' 사태 더 심해져

기후변화로 수년째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물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전쟁이 발생하기전부터 가뭄과 폭염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