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퍼스트룩'에서 이렇다할 대응없이 제품소개에 집중
세계 프리미엄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두 회사는 CES 기간 중에 자신들의 TV 신제품을 공개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심할 때는 자사 제품 소개보다 상대 제품의 단점을 알리고, 급기야 고발전까지 확대되는 등 '소모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QLED는 다이오드가 자체발광을 하지 않아 백라이트유닛이 필요한 LCD TV에 불과하다" "OLED는 잔상이 많이 남는다" 등의 비방전에 이어 심지어 상대방의 제품을 분해해 단점을 지적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올해 역시 미국 현지시간으로 14일로 예정된 'CES 2021' 개막에 앞서 삼성과 LG의 TV 전쟁이 시작됐다.
포문은 LG가 열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미니 LED TV를 공개하면서 그 명칭을 'QNED'라고 발표했다. 퀀텀닷(Quantum dot)과 나노셀(Nanocell) 기술을 합친 새로운 색상 표현 기술을 적용한 미니 LED TV라는 의미를 담기 위해 이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QNED'는 삼성전자가 개발중인 기술의 명칭과 동일하다. 삼성은 '퀀텀닷 나노 발광다이오드'를 자발광 소자로 쓰는 QNED를 개발하고 있다.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나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이와 관련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명칭 도용이나 다름없다'며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게다가 삼성이 현재 판매중인 프리미엄 TV 'QLED'와도 알파벳 하나만 달라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는 불만도 있다. 양사는 현재 상표권을 출원하고 심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LG전자는 신제품인 QNED TV를 최상급 라인이 아닌 OLED TV의 하단에 배치했다. 이는 OLED만이 자체발광다이오드를 사용해 최고의 화질을 구현하고 나머지 제품군은 백라이트유닛이 필요한 LCD TV의 진화일 뿐이라는 기존 주장의 일환이다. 다시 말해 QNED는 현재 삼성의 QLED보다 한단계 발전한 TV이기는 하지만 OLED보다는 아래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다 보니 6일(미국 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전자의 '퍼스트룩' 행사에서 삼성이 어떻게 대응할 지가 관심을 끌었다. 과연 삼성이 LG의 공세에 맞대응을 할지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삼성은 이렇다 할 대응은 하지 않고 자신들의 신제품인 'Neo QLED TV'의 공개와 설명, 그리고 '마이크로 LED TV' 라인업 계획, 친환경 TV 생산 라인 구축 등에 대한 설명에 주력했다. 다만 Neo QLED를 설명하면서 "기존에 백라이트로 쓰이던 LED 소자 대비 40분의 1 크기를 구현했다"고 보도자료에 명시한 것은 LG의 발표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LG는 QNED를 선보이면서 10분의 1 미만 크기라고 한 바 있다. 즉 삼성의 소자가 4배 작다고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각사의 비교 대상이 되는 기준 크기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어느 업체의 소자가 더 작은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백진엽 기자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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