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먹잇감'된 종목들...증권사 목표價보다 싸다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6 08:11:28
  • -
  • +
  • 인쇄
공매도 취지와 관계없는 종목 집중 공격
순기능 잃은 공매도 제도 개선 요구 봇물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국내 증시에서 제한적으로 공매도가 허용된 후 2거래일(3일, 4일)동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총 2조원 정도의 공매도 물량이 나왔다. 이는 두 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3.9%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피는 3일 8299억원, 4일 7159억원으로 1조5458억원이, 코스닥에는 3일 2795억원, 4일 1761억원으로 4556억원의 공매도가 이뤄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거래일 동안 공매도가 몰린 종목은 전통적인 공매도 타깃 종목인 셀트리온과 씨젠 등 바이오주, 카카오와 같은 성장주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삼성카드, 오뚜기, 파라다이스 등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업종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업종이나 종목군이 아닌 무차별 폭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매도 상위 종목들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등을 감안할 때 금융당국이 공매도의 순기능으로 내세운 지나친 고평가에 따른 리스크 완화와는 크게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바이오업종의 대표주자인 셀트리온은 공매도와 악연이 깊은 종목이다. 이번에도 재개되자마자 3일 711억원, 4일 641억원 등 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논리대로라면 셀트리온에 공매도가 몰리는 것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거나, 아니면 주식 유동성이 부족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주식이어야 한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일 거래대금이 4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거래가 잘 이뤄지는 주식이다. 게다가 고평가 여부 역시 증권사들은 오히려 저평가 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셀트리온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37만원대인 것에 비해 현재 주가는 26만원에 불과하다. 이것만 놓고 보면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순기능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종목들 역시 비슷하다. 3일과 4일 모두 코스피 공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주가는 2만3950원이다. 반면 목표주가 평균은 3만3000원대로 1만원 정도 저평가돼 있다.

이틀 연속 공매도 거래대금이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을 넘은 삼성카드와 역시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높은 오뚜기와 현대해상도 마찬가지다. 삼성카드의 주가는 3만3000원인데 목표주가는 4만4000원대다. 오뚜기의 주가는 53만6000원으로 목표주가 평균인 66만7000원보다 13만원 정도 싸다. 현대해상은 목표주가인 3만1000원대보다 8000원 정도 낮은 2만3300원을 기록중이다.

▲지난 2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에서 운영한 공매도 반대 버스

코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공매도 거래대금 1위를 기록한 씨젠은 목표주가와 현재가의 괴리가 더 크다.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16만원인데 비해 현재 주가는 이 가격의 절반 정도인 8만3400원이다. 역시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종목인 셀트리온헬스케어나 케이엠더블유 역시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에 비해 현재 주가가 싸다.

그나마 카카오 정도가 증권사 목표주가에 근접한 상태다. 하지만 카카오의 경우 매 분기마다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여주며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러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수많은 '공매도 개선' 또는 '폐지' 등의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나 주식관련 게시판에는 '대체 뭐가 공매도의 순기능'이라는 식의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공매도 현황만 봐도 금융위원회에서 말하는 순기능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금융당국만 이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것 같다"며 "코스피지수가 3000이 넘자 동학개미들 덕분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제도를 고치고 재개해 다시 개미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