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강우량이 100mm도 채 안되는 두바이에 난데없이 폭우가 쏟아져 화제다.
이는 지난 6월부터 두바이를 포함한 일부 지역이 50도에 달하는 폭염이 이어지자, 아랍에미리트(UAE) 기상청이 인공강우 기술을 이용해 폭우가 쏟아지게 한 것이다. 폭우로 인해 도로에 작은 폭포가 생기고, 사막에 웅덩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사실 인공강우는 두바이가 처음은 아니다. 1946년 미국에서 최초로 인공강우 실험에 성공했다. 이후 연구가 이어지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인공강우 기술을 상용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두바이의 이번 인공강우는 화학물질을 뿌리지 않고 인공강우를 내리게 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통상 지금까지 알려진 인공강우 기술은 화학물질을 살포해 강제로 빗방울을 만드는 것이었다. 방식은 크게 두가지다. 첫번째는 구름 상단부가 영하 4~6℃인 경우에 '구름씨' 역할을 하는 드라이아이스나 친수성이 강한 요오드화은(AgI)을 살포한다. 그러면 상단부 얼음알갱이들이 뭉치면서 아래로 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커진 얼음알갱이들이 수증기를 응결시켜 비가 내리도록 한다.
두번째는 상단부가 영상인 온난구름인 경우는 얼음알갱이가 없고 수분알갱이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에 흡습성 물질인 염화나트륨 등의 화학물질을 '구름씨'로 살포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염화나트륨이 수분을 응집시켜서 빗방울이 되도록 한다.
그런데 UAE는 이런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기술을 적용했다.
이번 인공강우는 염화나트륨 입자나 요오드화은 같은 화학물질을 구름에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전용장비를 착용한 드론이 구름 속에 전하를 방출해 빗방울 생성을 유도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맡은 마르텐 암범 영국 레딩대 기상학 교수는 "정전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빗에 달라붙는 것과 같이 물방울이 전기 파동을 받으면 서로 합쳐지게 된다"며 "물방울이 충분히 커지면 뜨거운 날씨에도 증발하지 않고 비가 되어 내릴 수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을 통해 설명했다.
UAE 기상청은 북부 라스알카이마 지역에서 차량들이 폭우 속을 달리는 영상을 소셜서비스(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UAE는 연평균 강우량이 100mm에 불과한 심각한 물부족 국가다. 현재 UAE는 사용하는 물의 40%를 해수의 담수화로 충당하고 있다. 이에 UAE 정부는 1990년대부터 '강우량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지난 2017년부터 1500만달러(약 173억원)를 들여 인공강우 등 9가지 강우량 강화 연구를 시작해 이번에 폭우를 내리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UAE는 인공강우를 점차 늘려 향후 15년 안에 담수화 비중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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